적발·제재 대신 컨설팅 중심 검사, 정보유출·시스템장애 등에 엄중대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내 전자금융업자들과 만나 올해 적발·제재 중심의 검사 대신 컨설팅 중심의 검사를 펼쳐 전금업의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전금업자에게는 당국이 엄중 대처할 것이라며 경고의 뜻을 내비쳤다.

금감원은 12일 네이버파이낸셜 본사에서 전금업자 CEO 및 핀테크산업협회 등과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금감원 내 전자금융업 감독·검사 전담부서 신설 이후 마련된 전금업권과의 첫 CEO 간담회다. 

   
▲ 금융감독원이 국내 전자금융업자들과 만나 올해 적발·제재 중심의 검사 대신 컨설팅 중심의 검사를 펼쳐 전금업의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전금업자에게는 당국이 엄중 대처할 것이라며 경고의 뜻을 내비쳤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최근 물품이나 서비스의 온라인 구매액이 급증하고 간편결제 비중이 증대됨에 따라, 전금업의 안정적인 운영 필요성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전자금융 전담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전금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일반적인 '적발·제재' 위주의 검사 대신 '컨설팅' 중심의 검사를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모범사례는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금감원은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정보 유출, 시스템 장애 등의 금융사고나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대처할 계획이다. 아울러 각종 전산 관련 리스크 요인도 점검·대응해 소비자의 편의성 제고 및 피해예방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종오 금감원 디지털·IT 부원장보는 "선불충전금 및 정산금 관리, 금융상품 추천 알고리즘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과 주의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선불업자의 선불충전금 및 PG사의 정산자금 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PG사의 판매자 정산자금 별도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인 만큼, 업계도 차질 없이 준비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소비자 선택권을 왜곡·침해하지 않는 알고리즘을 구현·운영하라고 지시했다. 알고리즘이 플랫폼이나 금융회사의 이익이 아닌 소비자의 이익을 최우선하도록 꾸준히 검증하라는 당부다. 실제 금감원은 '알고리즘 검사기법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검사 시 알고리즘의 적정성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또 IT안전성 확보 등 신규 IT리스크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전금업권은 이날 당국의 전금업 전담부서 신설에 환영의 뜻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전금업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만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해설서를 제공해 규제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전금업자 다수가 영세하고 업무형태도 다양한 만큼, 규제를 일률적으로 펼치기 보다 합리적으로 차등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가령 재해복구센터 구축이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이행 등에서 고충이 큰 만큼, 업권 특성을 고려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에도 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디지털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낡은 감독 관행과 규제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핵심·취약부분에 대해서는 지속·반복적 점검을 통해 회사가 부족하거나 미흡한 사항을 스스로 개선·시정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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