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위기 슬기롭게 이겨내고 더 나은 세상 만들 것"
비명계 "이 시국에선 당연히 내란극복·탄핵완성 힘 모아야"
[미디어펜=진현우 기자]12일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00일 맞은 가운데 그동안 갈등이 심화했던 이재명 당대표와 주요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일제히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조기 파면을 촉구하고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며 내홍 수습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이 대표와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박용진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시국간담회는 이 대표가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매불쇼'에서 지난 2023년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비명계 의원들이 검찰과 짜고 찬성 표결을 했다'고 발언한 이후 사실상 처음 이 대표와 비명계 인사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였던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시국간담회는 이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에게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천막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응원하며 손을 모으고 있다. 2025.3.12./사진=연합뉴스

현재 민주당 농성장 인근 천막에서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김경수 전 지사는 먼저 발언에 나서 "'윤 대통령 석방 이후 너무 불안하다' '탄핵이 기각될지 몰라 공포스럽다'고 시민 여러분이 말해준다"며 "헌법재판소를 내란세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탄핵을 이끌어낼 수 있게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그동안 우리는 이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한 사람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란·내전까지 이어지게 한 국론 분열의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도 의심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힘이나마 하나로 모아보자'고 이 대표가 제안해서 모였다"며 "반드시 윤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탄핵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이 시국에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라도 당연히 내란 극복과 탄핵 완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미친 자에게서 운전대를 뺏고 대한민국이라는 버스에서 내리게 할 의무가 헌법재판소에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지난 10일 이 대표와 만날 예정이었던 이광재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이 파면되어야 대한민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하루 속히 내란을 극복하고 탄핵을 인용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고 안보·외교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이 대표를 넘어서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성원하고 지지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임종석 전 실장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더 확실하게 국민들 속에 뿌리를 내리고 중심을 잡아주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인사들의 발언을 들은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이고 모두를 위한 나라이지 특정 계층이나 특정 계급을 위한 나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파면·처벌하지 말라고 하고 석방하라는 해괴한 행위를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며 "그 생각이 갑자기 바뀌겠는가. 돌아서는 척 하겠지만 그게 진심이겠는가"라고 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더불어민주당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2./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정치를 맡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우리도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우리 국민들이 모두 합의한 이 나라 최고의 합의는 법률 보다 높은 헌법인데 기본적 질서는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우리는 이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고 또 이보다 더 큰 위기 도래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이겨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 인사들은 모두발언 이후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대표에게 이날 시국간담회 형식과 유사한 간담회를 자주 개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간담회에서) 당이 국민들 보시기에 많이 단합돼 있고 안심할 수 있도록 (통합 분위기를) 형성해나가는 거 필요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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