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부담대 후순위 대환대출 출시…2027년 중기대출 출시 목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의 후순위 대환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타 은행에 근저당이 설정된 부동산이거나 임대차 계약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은 후순위 상품을 케이뱅크로 갈아탈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대출 전 과정 비대면화와 더불어 최저 연 2%대의 금리를 내세워 공격적 영업을 암시했는데, 케이뱅크는 개인에 이어 '기업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케이뱅크는 18일 서울 명동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과 비대면 혁신 및 기업 뱅킹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 케이뱅크는 18일 서울 명동 소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과 비대면 혁신 및 기업 뱅킹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발표를 맡은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럿(Corporate)그룹장은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늘)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먼저 내놓으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왔다"며 "업의 본질이 비대면이다 보니 비대면으로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을 체크·준비했는데, 해답지는 '기업금융시장 도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처럼 케이뱅크가 기업금융에 주목하는 건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추산한 개인사업자(소호) 시장규모는 500만~700만명, 대출규모는 500조원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SME) 시장규모도 100만개사, 500조원에 달한다. 두 시장을 단순 합산하면 1000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시장 서비스는 여전히 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령 사업자대출을 받으려면 사업자가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하고, 대출에 필요한 증명서도 모두 별도 발급·준비해야 한다. 이에 따른 각종 수수료부담도 상당하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성'도 상당하다. '금융소비자'인 사업자나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 창구직원이 제시하는 상품과 조건에만 의존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 같은 '불편함'을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의 강점인 '비대면'으로 대응해 고객층을 흡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4시간 365일, 완전 비대면, 수수료 0원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용자들의 대출 이용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UI/UX)을 개인금융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했다. 가령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를 백화점 나열식으로 배열하기 보다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서비스 위주로 배열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은행 측은 자주 찾는 서비스를 모니터링해 추후 단순화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케이뱅크는 '사장님 홈' 메뉴를 업데이트해 △사업용 계좌 △AI 세무 상담 △신용 리포트 △종합소득세 환급 △매출 관리 △맞춤 정책받기 기능 등을 앱에 녹여낼 예정이다. 

업계 최초 사장님부담대 후순위 대환상품 출시

이날 간담회에서 케이뱅크는 새 상품으로 사장님 부담대의 '후순위 대환상품'을 호기롭게 소개했다. 사장님 부담대는 완전 비대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상품이다. 시세의 최대 85% 한도로 최대 10억원·최장 10년까지 사업자금을 제공한다. 후순위 대환상품은 이미 부동산 담보물에 타 금융기관의 대출이 있거나 임대차 계약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은 '후순위 상품'을 케이뱅크 대출로 갈아타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과 9월 선순위·후순위 부담대를 내놓은 데 이어, 이날 후순위 대환상품까지 차례로 내놓게 됐다.

모객을 위한 무기는 '속도'와 '낮은 금리'다. 

케이뱅크는 대출신청부터 최종 지급까지 빠른 실행을 지향하고 있는데, '오늘신청, 내일실행'을 모토로 준비하고 있다. 실제 일반 은행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으려면 통상 2주 내외의 긴 기간이 소요된다. 담보물 평가, 창구상담, 법무사를 통한 등기부 설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까닭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자체 서류 스크래핑 업무를 맡아 빠르면 하루, 늦어도 3영업일내 실행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금리는 최저 2%대를 내걸었다. 케이뱅크는 이번 후순위 대환대출 상품 출시를 기념해 대출금리를 최저 연 2.93%로 설정했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사업자 담보대출 상품의 평균 금리가 약 4%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최저금리를 기준으로 약 1.5%p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는 기대다. 

김 그룹장은 "지금 기준금리가 2.75%인데, 기준금리에 근접한 금리로 상품을 마케팅할 계획이다"며 "최소 약 60~70% 고객들은 저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세팅을 했다"고 말했다. 낮은 금리와 더불어 케이뱅크는 출시 기념으로 대환대출 지원금 20만원을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소상공인 이어 중소기업대출도 노린다

케이뱅크는 이번 후순위 대환대출을 출시함에 따라, △신용보증 재단 보증서 기반의 '사장님 보증서대출' △신용 기반의 '사장님 신용대출' △담보 기반의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대출 삼각편대를 구성하게 됐다. 이를 토대로 케이뱅크는 기업대출시장을 본격적으로 진출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목표다. 

우선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 물건지를 현재의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으로 확대해 부담대 상품의 선택권을 넓힐 예정이다. 또 이르면 2027년 3분기께 중소기업(SME) 대상 완전 비대면 법인대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중소기업대출 시장 진출 구상도 내놨다.

다만 연체율 등 건전성 이슈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결산을 통해 0.90%의 연체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0.96% 대비 개선된 수치지만, 타 시중은행 대비 여전히 높은 편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사업자대출 공급액으로 '2조원+α'를 목표하고 있는데,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더라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유지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그룹장은 "'2조원+α'를 취급하더라도 스트레스완충자본까지 고려한 BIS 비율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개인 쪽에서 총량규제가 강하게 들어와서 저희가 개인대출을 많이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반대급부로 기업대출에 공급량을 늘리더라도 자본 관련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체율 우려에 대해 또다른 관계자는 "CSS(신용평가모형)를 고도화하고 있는데, 최근 개인고객과 같이 썼던 CSS를 분리해서 개인사업자 전용 CSS를 개발했다"며 "1~2년이 지나면 연체율 추이를 볼텐데 아직 연체가 발생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보다 기업대출을 6개월 먼저 했다보니 에이징(시간이 지나면서)되면서 쌓이는 자산이 많아 연체율이 다소 높게 나오는 부분이 있다"면서 "보증서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열어줬는데, 그 부분의 연체율이 높다"고 밝혔다. 

사업자대출 사전출시에 따른 대출자산 확대, 과다한 보증서대출 등이 상대적으로 연체율을 두드러지게 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기업대출 부문의 연체율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 그룹장은 "비대면 혁신금융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금융 관련 불편을 해소하고, 금융 비용은 절감시킴으로써 동반 성장 노력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중소기업 여신 시장 진출 및 담보 물건지 확대 등 여신 상품 라인업을 더욱 다변화해 소호-중소기업금융·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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