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암살위협설이 알려진 후 경찰이 경호 강화에 나섬과 동시에 현장행보를 재개했다. 이 대표는 전날 광주를 방문한 것에 이어 이날은 광화문에서 방탄복을 입은 채 직접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몸조심 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는데 여당은 "조폭이나 하는 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경찰의 근접 경호를 받으며 참석했다. 이 대표는 경찰의 경호 강화가 시작된 전날 오후부터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피케팅에 나섰던 한 당원의 빈소를 조문하는 등 정상 행보를 재개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정상 행보 재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경찰의 경호도 확대됐고, 우리도 위기 상황에 대응할 준비가 갖춰졌다"며 "치열하게 싸우다 돌아가신 당원 동지의 조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걸 계기로 다시 정상 활동을 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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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게 되면서 장외 활동을 재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 19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도보행진에 동참해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으로 향하고 있다. 2025.3.19./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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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 최고위에서 이 대표는 최 권한대행의 마은혁 후보자 미임명이 길어지고 있는 것을 직접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최 권한대행을 향해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중(重)한 직무유기"라며 "최 권한대행은 지금 이 순간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행범"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이 대표는 최 권한대행을 향해 "대통령도 헌정질서를 파괴할 경우에는 현직이어도 처벌하게 되어 있고 국민 누구든 현행범으로 최 권한대행을 체포할 수 있다"며 "몸조심하기를 바란다"고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여당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명백히 자신의 지지들로 하여금 테러를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불법 테러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당의 대표가 행정부 수장을 탄핵으로 겁박하고, 몸조심하라며 협박하는 것은 도를 넘는 폭주"라며 "본인들의 말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정잡배나 할 법한 겁박을 일삼는 충격적 망언을 내뱉었다"고 말했다.
문성호 개혁신당 선임대변인도 "제1야당 대표의 입에서 조폭식 협박이 나오다니 개탄스럽다"며 "거대 야당의 뜻대로 공직자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협박하는 것이야말로 법치 파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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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게 되면서 장외 활동을 재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 19일 방탄복을 착용한 채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국회의원 도보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2025.3.19./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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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이날 언행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와 1주일 후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판결이 나오는 것에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및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오는 26일인 이 대표 항소심 선고기일보다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의 항소심 선고 전 조기 대선 국면을 맞이하고 싶었던 이 대표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흐름에 당황한 나머지 거친 발언을 내놓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탄핵심판 선고는 점점 늦춰지고 항소심 선고 역시 1심을 감안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수준의 형량 선고가 예상된다"며 "자칫하면 후보 사퇴 압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 대표는 조급함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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