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이병헌·유아인 주연 '승부'가 두 남자의 치열한 대결로 아름다운 성장 드라마를 선보인다.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형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이 참석했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바둑이 최고의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현시대의 김연아, 박지성, 손흥민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처럼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를 실제 모델로 삼은 영화다. 


   
▲ 사진=영화 '승부' 포스터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인 만큼 이야기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형주 감독은 "두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큰 얼개는 고증을 따르되, 극적인 효과를 위해 영화상에서 각색을 한 것들이 많다"며 "스승과 제자가 첫 만남을 가지는 타이밍도 그렇고, 실제로 조훈현 국수의 경우 영화에서처럼 완강하게 몰아붙이는 식으로 훈육을 하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이어 "이창호 국수의 경우에도 자서전을 보면 어린 시절 쾌활하고 장난꾸러기 같았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본인의 바둑을 찾기 전까진 아이다운 면을 부각시키면서 성인 역과 차별할 수 있도록 고증에 있어 절충을 했다"고 전했다.

김형주 감독은 두 사람의 실제 관계를 영화에 녹이기 위해, 조훈현과 이창호의 인터뷰는 물론 당시 기사 자료와 영상 자료 등을 섭렵했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두 사람의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봐야 한다'는 큰 방향성 안에서 대국 장면을 긴장감 있고 경쾌하게 연출하는 데 집중했다.


   
▲ 사진=영화 '승부' 스틸컷


'승부'를 "바둑을 몰라도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표현한 김형주 감독은 "영화상 두 메인 대국을 차별화해서 표현했다. 첫 대결의 경우 두 사람의 격렬한 감정 시퀀스라고 생각해서 느린 호흡과 인물의 감정에 집중했고, 파이널 대국의 경우 승부에 초연해진 두 남자의 모습을 담고 싶어 대국을 즐기는 것처럼 바둑을 둬달라고 말씀드렸다. 또 스포츠 중계를 하듯 템포감 있는 음악과 바둑 캐스터의 해설, 이런 것들을 차용해서 축구 경기를 보듯 스피디하고 즐기실 수 있게끔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제자의 재능을 알아보고 누구보다 소중하게 가르쳐온 스승과, 그 스승의 가르침 아래 끝없이 훈련을 거듭한 제자의 관계는 전 국민이 스승의 뻔한 우승을 점쳤던 대국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패배하면서 삐걱대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청출어람의 상황 속에서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 어떻게 시련을 타개해 나가는지, 관객들은 조훈현 그 자체가 된 이병헌의 연기를 통해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게 된다.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여러 다큐멘터리 자료를 보면서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했다"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바둑판 앞에서 감정 변화 없이 모든 순간들을 보내야 했다. 여러 가지의 극단적인 감정을 정적인 가운데 표현해야 하는 것들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보안관'의 김형주 감독과 '내부자들', '남한산성'을 통해 오랜 우정을 다진 이병헌과의 의리로, 또한 완벽한 시나리오에 매료된 조우진은 분량과 관계없이 작품을 위해 특별 출연으로 기꺼이 참여했다. 

조훈현과 희대의 라이벌인 남기철 프로 기사 역을 맡은 조우진은 "참 명언이 많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훌륭하신 선배 배우분들께서 그런 명언들을 읊었을 때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다. 화자이자 청자로서 순간순간을 진정성 있게 목격하고, 화려한 사제 대결의 진정한 의미에 일조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 사진=영화 '승부' 스틸컷


'승부'에는 연기의 한 수를 둘 고수들이 모두 합류했다. 바둑판의 희로애락에 정통한 프로 기사이자 바둑 기자 천승필 역을 맡은 고창석부터 조훈현과 이창호의 전설적인 사제 관계를 지켜보며 함께한 이용각 프로 기사 역의 현봉식, 그리고 스승과 제자와 한 집에서 동고동락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승부사들에게 가장 친밀한 동반자였던 조훈현의 아내 정미화 역의 문정희까지 자타공인 연기 고수들이 완벽한 합을 선보인다.

현봉식은 "오랜만에 설레고 가슴 뛰는 기분이 든다. 저희 영화가 많은 분들께 이런 감정을 전달했으면 좋겠다"며 "시나리오 받았을 때 '내가 이렇게 큰 역할을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고, 대단한 선배님들과 현장에 있는 것이 영광이겠다. 이 분들 연기에 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사진=영화 '승부' 스틸컷


문정희 역시 "영화를 보고 나서 힐링이 됐다. 자극적이지 않은데 자극적이어서 신선했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고창석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모든 곳이 어려운 시기다. '승부'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데 이바지했으면 좋겠다"면서 '승부'를 향한 관심을 부탁했다.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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