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3년까지 국내 시장 15조원 성장 전망
AI·HVAC 접목해 차세대 주택 모델 경쟁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전자업계가 모듈러 주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시공 효율성을 앞세운 모듈러 건축이 차세대 주거 대안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의 스마트홈 기술력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 강원도 SM 연수원에 설치된 LG 스마트코티지 '모노' 내부 모습./사진=LG전자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은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 단축과 자원 절감 효과가 크다. 탈 현장 건설 공법으로 건축비와 인건비를 줄이고 공사 기간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주택 수요 대응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에선 이미 높은 수준으로 상용화 됐다. 

국내에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에 강점인 전자 기업들이 합세해 시장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모듈러 건축 사업을 시작한 유창이앤씨와 AI 스마트 모듈러 건축 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자사의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적극 반영해 모듈러 주택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삼성전자 'AI 홈'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 제로를 구현하는 '넷 제로 홈'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모듈러 건축 기업 홈원(Home One)과도 협업을 맺었다. 독일 전역이나 유럽 일부 지역 대상으로 스마트싱스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모듈러 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홈원과 협력을 통해 실증 모델을 준비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 확대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모듈러 주택 콘셉트 '스마트코티지'를 공개하고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스마트코티지는 AI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기술을 통합해 사계절 내내 최적의 생활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세종시에 450가구 규모의 공공 모듈러 주택 건설을 공동 추진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엔 강원도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 연수원 3개동을 스마트코티지로 공급하는 첫 수주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시장에선 전통적인 건설사 중심의 주택 시장에 전자 기업들이 진입하면서 AI·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주거 혁신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과 환경 대응이 중요한 미래 주택 시장에서 스마트홈 기반 모듈러 주택은 경쟁력을 갖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국내 모듈러 시장이 오는 2033년까지 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선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표준화 작업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모듈러 주택 기술은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고층 모듈러 구조기술 실증, 인허가 간소화, 표준 설계안 마련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융합이 중요하다"며 "AI 기술과 가전·공조 설비 역량이 모인 삼성과 LG의 행보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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