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1.5조원 전장 사업 청사진 제시
스마트카 핵심 부품 글로벌 주도권 겨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이노텍이 독자 기술로 완성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앞세워 차량통신(Connectivity)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키의 진화를 넘어 차량 보안과 안전, 사용자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형 솔루션을 구현하며, 2030년까지 차량통신 부품 사업을 1조5000억 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LG이노텍 마곡 본사에서 개최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가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전장부품사업부 핵심축으로 자리잡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공개했다. BLE(저전력 블루투스)와 UWB(초광대역) 통신 기술을 융합해 통신 보안성과 정밀도를 높이고, AI 기반 고정밀 3D 측위 기술과 자체 개발한 레이더(Radar)를 결합해 차량 보안과 승객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디지털키는 더 이상 단순히 ‘열쇠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차량과 사용자의 연결 경험을 새롭게 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차세대 솔루션을 통해 LG이노텍만의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고,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10cm 오차 정밀도 구현…“기존 문제 해결한 업계 유일 솔루션”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는 BLE와 UWB 통신방식을 병행 사용해, 통신 장애에 취약한 BLE 단점을 보완하고 해킹 위협을 최소화한다. 특히 AI 기반 3D 측위 알고리즘은 차량 모델별 최적화 설계를 통해 스마트폰의 위치를 10cm 이내 정확도로 인식할 수 있도록 고도화됐다.

남형기 커넥티비티 개발실장은 “주머니나 가방에 스마트폰을 넣은 상태에서도 차량 인식률이 떨어지지 않도록 학습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며 “위치 정확도는 기존 대비 30% 이상 개선됐고, 개발 효율성도 50%가량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기존 디지털키는 운전자가 차량 후면에 접근해도 앞문이 열리는 등 오작동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LG이노텍 솔루션은 사용자가 프론트 도어 10cm 이내에 위치할 때만 해당 기능이 작동하도록 정밀하게 설정됐다. 이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겪던 디지털키 인식 오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업계 유일의 솔루션이라는 평가다.

   
▲ 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사진=LG이노텍 제공


◆ 레이더 기반 ‘CPD’까지 탑재… 안전·보안 기능 통합 구현

LG이노텍은 디지털키에 자체 개발한 레이더 센서를 추가해 부가 기능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차량 내 아동 유기 사고를 방지하는 CPD(Child Presence Detection) 기능이 적용됐다. 이는 차량 내부에서 감지되는 미세한 호흡까지 인식해 10초 이내 운전자 스마트폰에 경고 알림을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유럽 NCAP은 올해부터 해당 기능을 차량 평가 항목에 포함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이를 법제화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기존 CPD는 좌석 압력을 기반으로 아동 탑승 여부를 감지하는 방식이었지만, LG이노텍의 레이더 기반 CPD는 아동 특유의 움직임과 호흡을 정확히 탐지할 수 있어 오작동 확률이 현저히 낮다.

이외에도 트렁크 자동 개폐를 위한 킥 센서, 강제 도어 개방 감지 알람, 안전벨트 미착용 알림, 후방 충돌방지 기능 등 다양한 스마트 기능이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 제공된다.

◆ 업계 최소형 설계·글로벌 표준 호환… “프리미엄 완성차 공략 가속”

LG이노텍의 디지털키 솔루션은 명함 한 장보다 작은 업계 최소형 사이즈로, 차량 1대당 평균 6개가 탑재된다. BLE·UWB 통신 모듈을 포함한 60여 개의 부품과 자체 개발한 SW가 집약돼 있어 차량 설계 유연성 확보는 물론, 통합 솔루션 제공에 유리하다.

또한 글로벌 디지털키 표준화 단체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의 최신 기준을 충족해, 국가·차종·운영체제(iOS, Android)와 무관하게 다양한 글로벌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김홍필 커넥티비티 사업담당은 “LG이노텍은 지난해 국내외 14개 차종에 디지털키 솔루션을 수주했고, 북미·유럽 등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라며 “디지털키 솔루션을 차량통신부품 전반의 주력 축으로 삼아, 2030년까지 해당 사업을 연매출 1조5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지털키 시장은 2025년 6000억 원에서 2030년 3조3000억 원 규모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 공유 및 렌터카 산업의 성장과 전기차 중심의 스마트카 보급 확산이 디지털키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술 장벽과 보안 요구 수준이 높은 만큼 완성차 업체들은 독자 개발보다 검증된 솔루션을 갖춘 외부 파트너와 협업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LG이노텍은 고정밀 측위·통신 모듈·AI·레이더 등 융합 기술을 집약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통해 해당 시장을 선도해나갈 방침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