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앞장섰던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국민의힘 입당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전 씨 입당을 둘러싼 '극우 논쟁'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와 맞물리면서 당 내 논쟁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전 씨 언행에 대해 서울시당에 조사를 지시했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극단적 프레임을 씌우거나 당을 과장되게 비난하는 주장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송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불법 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음모론 선동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극우 프레임이 아니라 극우 맞다"며 "전 씨는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
 |
|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영돈 PD, 윤 전 대통령,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2025.5.21 /사진=연합뉴스 |
한 전 대표는 "송언석 비대위장께서 당과 보수를 위한 절박한 우려의 목소리를 '극우 프레임을 씌우거나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당과 당원에 대한 심각한 폄훼이자 해당행위'라면서 '입틀막'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극우 인사가 입당하고, 당 소속 의원들이 그 극우 인사를 연사로 초청하는 행사가 연달아 열리고, 그러한 극우 언사에 동조하는 당권 후보와 중진 의원들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라며 "전통의 보수정당 국민의힘의 극우 정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 씨를 출당)해야 한다"며 "부정선거, 계엄과 비상식적인 국정 운영을 옹호하는 것이 극우가 아니면 뭐가 극우냐"고 직격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도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씨의 입당에 대해 "출당해야 한다. 징계도 가능하다"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판을 깔아준 중진들도 징계해야 한다"며 전 씨를 국회 토론회에 초정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정면 겨냥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4명의 당권 주자들도 전 씨 입당을 두고 계속해서 '극우 논쟁'을 벌이고 있다.
당권 도전에 나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 씨 입당과 관련해 "입당하는 사람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주자인 장동혁 의원은 "연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김 전 장관을 겨냥해 "친전한길 당대표가 되려고 하냐"고 직격했다. 전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당이 절연해야 할 대상으로 "부정선거론자, 윤 어게인 세력, 전광훈 목사 추종 세력"이라며 "즉각적으로 당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는 이번주 중 전씨의 입당 후 언행이 당헌·당규에 위배됐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조사가 면밀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당에 유해한 행위나 민심을 벗어나는 언행이 확인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당사자인 전 씨는 당 내에서 자신을 ‘극우 세력’이라며 출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데 대해 전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공산당이면 출당시키겠지만 (국민의힘은) 민주적 공당"이라며 "국민의힘의 주인은 의원들이 아니라 평당원들로 나는 앞으로 평당원을 더 모아 좌파의 개딸처럼 '우파의 개딸'들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