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대 OLED 스크린이 만든 ‘디지털 생명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전자가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손잡고 전례 없는 방식의 미디어아트 전시에 나선다. OLED 기술력과 동시대 미술이 결합해 만들어낸 이 실험적 프로젝트는 단순한 후원이나 전시 협업을 넘어, 기술과 예술의 창작 경계를 허무는 시도로 주목된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서울박스'에 전시된 미디어 아티스트 추수의 대형 설치 미술. LG전자의 55형 OLED 스크린 총 88대로 만든 두 개의 초대형 스크린 월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더욱 몰입감 있게 구현한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LG전자는 오는 8월 1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에서 ‘MMCA X LG OLED 시리즈’의 첫 번째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 아티스트 ‘추수(TZUSOO)’ 작가의 대형 설치 작품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으로, '생명과 욕망, 끊임없는 순환'이라는 주제를 기술 기반의 디지털 생명체로 시각화했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것은 LG OLED 55형 스크린 88대로 구성된 두 개의 초대형 스크린 월이다. 이 스크린은 단순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작가가 창조한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하나의 ‘예술 매체’로 기능한다. 완벽한 블랙과 섬세한 색 구현 능력을 지닌 OLED 특유의 화질은 작품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며, 관람객에게 생생한 감각을 전달한다.

단순 협찬이 아니다. LG전자는 스크린 설계부터 설치, 콘텐츠 구현까지 창작 전 과정에 기술 파트너로 참여했다. 추수 작가가 상상한 생명성과 욕망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있어 OLED의 기술적 한계와 가능성을 함께 조율한 것. 전통적인 후원 방식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창작 파트너로서 산업 브랜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번 프로젝트는 LG전자가 예술 분야에서 추진 중인 'LG OLED ART'의 일환이기도 하다. 회사는 2021년부터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김아영 작가의 작품 전시에서도 OLED 스크린을 활용한 바 있다.

특히 2025년형 LG OLED TV는 UL 솔루션과 TUV 라인란드 등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퍼펙트 블랙’과 ‘퍼펙트 컬러’, ‘실내조명 환경 화질 인증’ 등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기술적으로도 작품의 미묘한 색감과 디테일을 실제처럼 구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OLED 기술은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화면의 각 픽셀이 개별적으로 꺼지거나 켜지며 완벽한 블랙과 정밀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OLED 기술력이 예술 분야에서 빛을 발했다. 디지털 생명체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미세한 변화, 흐르는 욕망의 미묘한 색감이 자연광 아래에서도 생생하게 구현되며 관람객의 시각 경험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기술이 예술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셈이다.

오혜원 LG전자 MS경험마케팅 상무는 "OLED TV는 이제 단순한 가전 제품이 아니라, 예술에 영감을 주고 예술을 담아내는 디지털 캔버스"라며 "앞으로도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감성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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