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B 중첩 최소화...AI 엔진 등으로 색 재현력 높여
'RGB 마이크로 LED' 기술력 앞세워 시장 초격차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RGB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하고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 재편에 드라이브를 건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는 시장 속에서 초격차 이미지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이종포 상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115형 'RGB 마이크로 LED TV' 공개와 함께 기술력을 소개했다.

손태용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마이크로 RGB TV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본질인 빛과 색을 가장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초대형·초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TV의 기술 초격차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GB 마이크로 LED TV는 LCD와 RGB(적·녹·청) 미니LED TV보다 LED 소자 크기를 줄여 색 정확도와 명암비를 크게 높여 색 재현력이 135% 높아졌다.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백라이트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방식상 완전 자발광 마이크로 LED TV는 아니지만, 퀀텀닷(QD) 시트 없이도 풍부한 컬러를 구현한다. 여기에 AI 기술 기반의 컬러 최적화 엔진인 'Micro RGB AI 엔진'을 탑재해 영상 콘텐츠의 화질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색감을 조정하며 더욱 생생하고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이 상무는 "마이크로 RGB의 경우 색역 확장에 따른 명암비가 강화될 수 있는데, 이를 AI 기술 엔진을 탑재해 자연스러 색상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적용한 기술이 'Micro RGB 컬러 부스터 프로', '마이크로 RGB HDR+'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자발광 제품인 마이크로 LED TV와 차별화된 부분은 LED 자체에서 빛이 나간다는 원리는 비슷하지만, 백라이트를 삼원색(RGB)로 쓰는 것"이라며 "특히 광 중첩 최소화를 통해 색 순도를 향상시키고 광 중첩에 의한 혼색을 방지한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로 선명하게 업그레이드 하는 'AI 업스케일링 프로', 빠른 움직임을 보정해 영상의 왜곡을 줄여주는 'AI 모션 인핸서 프로'를 지원한다. 또 미세 요철 구조를 적용한 '글레어 프리(무반사 기술)'로 콘텐츠 몰입을 방해하는 빛 반사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 삼성전자 모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 'RGB 마이크로 LED' 기술력 앞세워 시장 초격차 벌인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제품을 출시한 배경에는 중국 가전 기업의 미니(Mini) LED TV와 OLED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OLED의 단점을 보완하고 LCD의 대중성을 유지하면서 화질 경쟁력과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RGB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TV를 앞세워 수익성은 물론 시장 점유율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공개한 제품은 115형 대형 제품이지만, 향후 중·소형 제품까지 라인업이 확대, 생산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시장 수요를 다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내외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시장은 지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풍부한 컬러와 밝기,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초대형을 먼저 출시한 것"이라며 "라인업 확장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시장 반응에 따라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OLED TV 라인업만 42인치부터 83인치까지 늘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삼성의 발 빠른 대응이 프리미엄 OLED는 물론, 저가 공세를 강화하는 중국산 LCD 제품으로부터 시장 지위를 방어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RGB LED 칩 크기를 100㎛ 이하로 줄여낸 마이크로 RGB TV가 타사 대비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TV 업계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로 중국 제조사들의 거센 추격이 꼽힌다. TCL과 하이센스는 저가형 이미지를 대표하던 브랜드였지만, 최근 들어 미니(Mini) LED 등 프리미엄 기술을 앞세워 고급 시장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출하량을 단기간에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 고도화를 통해 브랜드 인식 개선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TV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4.4% △2021년 26.3% △2022년 28.4% △2023년 29.6%를 기록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수익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5에서 115형 RGB 마이크로 LED TV를 공식 시연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까지 출시한 LCD TV 제품 중 OED TV 사양에 가장 근접한 제품으로, 자사의 최상위 LCD TV 라인업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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