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S전선이 교류(AC)와 직류(DC)를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겸용 배전 케이블’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풍력 설비 등 직류 전력망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하나의 케이블로 AC와 DC 환경 모두를 지원하는 범용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번 신제품은 절연재로 기존 가교 폴리에틸렌(XLPE)이 아닌 고내열성 폴리프로필렌(PP)을 적용했다. XLPE가 약 90℃에서 한계가 있는 반면, PP 절연재는 110℃의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설비처럼 고열·고전압 환경이 빈번한 분야에서 내열성과 신뢰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국내에는 아직 직류 배전용 케이블에 대한 표준이나 인증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LS전선의 신제품은 전환기적 상황에서 신재생 DC 전력 인프라에 대응할 수 있는 실용적 대안으로 의미가 크다. 또한 설계 단순화, 시공 효율 향상, 투자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된다.
LS전선은 이미 2015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재활용 가능한 PP 절연 케이블을 개발한 바 있다. 기존 XLPE 절연재는 메탄가스를 발생시키고 재활용이 어려운 반면, PP는 메탄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해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에 적합한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이번 AC·DC 겸용 케이블은 한국전력과 공동으로 시범사업을 거쳐 실증을 완료했으며, 반도체·석유화학 등 고도의 품질 신뢰성을 요구하는 국내 대형 공장에도 시범 적용을 마쳤다.
글로벌 DC 배전망 시장 유망성도 높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약 165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9.5% 성장해 286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더불어 AI 기반 데이터센터 유입 전력 수요는 2027년까지 50%, 2030년엔 1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 관계자는 “처음에는 친환경 제품을 목표로 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고전력 환경에서도 강점을 지닌 고내열 케이블로 상용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화학·반도체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