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철학·기술·예술 결합...프리미엄 소비층 겨냥
혼수 매장 이미지 넘어 '브랜드 경험 거점'으로 변신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누리며 산다는 건 먼 나라 이야기였던 이 나라의 풍경을 바꿨다. 처음으로 신문을 보지 않고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고, 처음으로 수화기 너머 친구의 목소리를 들었다. 처음으로 엄마들은 커피 한잔의 여유가 생겼다. "

   
▲ ‘LG전자 플래그십 D5’ 브랜드 경험 공간. 대형 스크린을 통해 1958년 금성사 창립 이후 LG전자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LG전자가 새롭게 단장한 'LG전자 플래그십 D5' 5층,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대형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해 약 2700㎡, 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된 이 곳은 LG전자가 기존 LG베스트샵 강남본점을 새롭게 단장한 공간이다. 5층은 브랜드 경험을, 2~4층은 제품 체험, 1층은 고객 맞이 공간으로 구성해 프리미엄 소비층은 물론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YG 고객을 동시에 겨냥했다. 

LG전자는 5층 공간을 통해 LG전자의 과거와 미래를 소비자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대형 스크린에 1958년 금성사 창립 이후 발자취를 영상으로 담았다. "누리며 산다는 건 먼 나라 이야기였던 이 나라의 풍경을 바꿨다"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며 전기밥솥과 세탁기, 전화기가 하나 둘 스크린에 등장한다. 또 다른 공간에 마련해 놓은 비전홀에서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형물이 은하수와 바다를 형상화해 LG전자가 그리는 미래상을 그렸다.

LG전자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비전을 소비자에게 직접 경험시키려는 의도에서 이 같은 공간을 마련했다. 단순 제품 전시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역사와 미래, 기술력과 예술적 감각을 소비자 체험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 ‘LG전자 플래그십 D5’ 5층 비전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한 조형물로, LG전자의 비전과 바다, 은하수, 스테인드글라스 등 미디어 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 '혼수 성지' 강남 본점에 예술적 색채 입혀 

전국 베스트샵 중 매출 1위를 기록해온 LG 강남본점은 오랫동안 혼수 전문 쇼핑 공간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 웨딩플래너들의 추천 매장 리스트에서도 빠지지 않는 이곳은 결혼을 앞둔 고객이가전을 한꺼번에 준비하는 대표적인 장소였다.

이젠 해당 공간이 브랜드 철학과 기술을 체험하는 '예술적 공간'으로 변모했다. 매장을 LG전자 플래그십 D5로 리브랜딩하면서 전통 혼수 매장 이미지를 넘어 브랜드 체험 거점으로 확장하려는 게 회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에 대해 "혼수의 성지로 불리는 강남본점을, LG전자 브랜드 헤리티지와 기술 철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말했다.

   
▲ 3층에 마련된 트롬 존. 투명 OLED를 통해 연출된 ‘AI DD 모터’와 6모션 세탁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가전이 본격적으로 전시돼 있는 공간은 2~4층이다. 그 중에서도 4층은 프리미엄 라인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오브제 컬렉션'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해당 제품들을 실제 거실과 주방, 드레스룸 공간에 알맞게 배치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도록 연출했다. 더 이상 자리를 차지하는 가전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또 프리미엄 가전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들이 편안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별도의 부스가 마련된 점도 인상 깊었다.  

3층은 생활가전이 주를 이룬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투명 OLED를 활용한 '인공지능(AI) DD 모터' 영상이다. 투명 OLED를 통해 모터가 어떻게 세탁물 무게와 소재를 인식하고 빨래를 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고객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휘센 에어컨 내부 구조 모형도 배치했다. 에어컨 바람이 정화돼 나오는 원리를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 'LG전자 플래그십 D5' 4층은 프리미엄 브랜드 공간으로 꾸며졌다. 사진은 '오브제 콜렉션'으로 구성한 주방 인테리어./사진=김견희 기자

기술 체험뿐만 아니라 고객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품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짜고 배치했다. 예를 들면 세탁기 전시 존에서 병립형, 타워형, 일체형 등을 한 곳에 모아 소비자가 직접 차이점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이러한 부분을 LG전자 베스트샵에 확대, 적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2층엔 OLED TV와 LG 시네빔이 연출하는 몰입형 체험 공간이 펼쳐진다. 소파에 앉아 화질과 음향을 비교해볼 수 있는 공간이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고객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1층이다. 손님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대문인 1층에는 가전이 없다. 대신 대형 투명 OLED에 띄운 고(故)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가 손님을 맞는다. 이에 방문 고객들은 전시관에 온듯한 경험을 하면서 가전 매장으로 안내 받는다.

건물 외관에도 예술적 요소를 한껏 포함했다. 건물 외벽에는 낮에는 은은한 빛을 발하고 밤에는 미디어 파사드로 변하는 테라코타 외장재를 적용했고, 내부에는 투명 OLED와 대형 사이니지를 배치해 기술과 예술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 LG전자가 혁신 기술, 브랜드 철학과 비전, 헤리티지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LG전자 플래그십 D5’를 새롭게 오픈했다. 사진은 1층 리셉션 모습./사진=김견희 기자


◆ 예술·기술·역사는 담았지만…공감지능 AI 체험은 아쉬워

아쉬운 부분도 있다. LG전자만의 공감 지능인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했다는 점이다. 세탁물 양과 오염도를 스스로 감지하는 세탁기, 사용자 패턴을 학습하는 에어컨 등 'AI 기반 코어테크'는 소개돼 있었지만, 고객이 직접 상황에 따른 요구사항을 입력해 AI가 맞춤형 반응을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체험은 눈에 띄지 않았다. 차세대 프리미엄 가전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AI 기술력에서 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은 미미한 것이다. 

LG전자는 플래그십 D5를 통해 강남권 프리미엄 소비층은 물론 글로벌 고객에게도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전파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기술·예술·역사에 AI 공감지능 체험 요소를 보완해 브랜드 체험의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한편 LG전자 플래그십 D5 명칭은 'Dimension5(다섯 번째 차원)'를 뜻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LG전자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체험·예술·브랜드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플래그십 매장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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