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폼팩터 도입, 수익성 기대감↑
전장·기판 사업...중장기 성장 전략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 사업의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애플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사업 구조를 안고 있지만, 신규 폼팩터 도입과 광학 기술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전장 모빌리티 사업 확장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전경./사진=LG이노텍 제공


2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상반기 광학솔루션사업 부문(카메라 모듈) 매출은 7조1910억 원, 영업이익은 397억 원으로 나타났다. 광학솔루션사업 부문의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인 8조 9174억 원에서 80.6%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이처럼 주력 사업의 주요 제품인 카메라모듈의 판매 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하락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력 사업 제품의 판매 단가가 낮아지면서 영업이익률도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기술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고배율 줌이나 대형 이미지센서, 광학 손떨림 방지(OIS) 등 차세대 광학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 탑재 카메라의 폼펙터, 스펙 변화가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이노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장의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아이폰 신작 출시 이후인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 기저 효과에 더해 카메라 모듈 수요 회복과 신규 기술 도입이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의 가시화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신규 폼팩터(제품 규격)의 등장과 카메라단의 본격적인 스펙 변화,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고도화에 따른 모멘텀(성장 동력)을 포함해 LG이노텍 실적 변곡점은 올해가 아닌 내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LG이노텍은 애플 매출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장 모빌리티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차량용 카메라, 센서, 디지털키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글로벌 전장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정 사업 매출 이 외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 다변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먼저 LG이노텍은 반도체용 부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3월 경북 구미시와 6000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장에서 첨단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리기판 생산을 위한 장비 도입도 검토 중이다. 

LG이노텍에서 기판소재사업 매출 비중은 △2023년 6.4% △2024년 6.9% △2025년 8.9%로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지난 2월 출사표를 던진 차량용 AP모듈은 올해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반도체용 부품 사업을 2030년까지 연 매출 3조 원 이상 규모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차량용 센서 시장인 라이다(LiDAR) 분야에도 나섰다. 지난달 미국 라이다 전문 기업 '아에바'(Aeva)와 협약을 체결하고 2027년 말까지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모빌리티와 산업용에 적용할 수 있는 FMCW(주파용 변조 연속파) 라이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전장 부품 사업의 경우 안정적인 수요와 장기 공급 계약이 가능해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은 기술 혁신을 통해 카메라 모듈 수익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전장·반도체 부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며 "다만 신성장 동력이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흐름과 애플 의존도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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