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양대 부품 기업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을 기반으로 전장에 이어 로봇 분야까지 신산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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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행동으로 옮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진은 휴머노이드 로봇 이미지./이미지=뤼튼 |
18일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외모와 행동을 모방한 로봇으로, 인공지능(AI) 두뇌를 탑재해 상황별 대화와 다양한 물리적 작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이미 국내를 비롯해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본격적인 로봇 진출이 국내 부품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고도화할수록 고성능 전자부품과 첨단 센싱 설루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세계 1위 수준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기술력을 앞세워 휴머노이드 로봇용 부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MLCC는 전자기기의 전원을 안정화하고 신호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필수 소자로, 로봇에서 신경 역할을 한다. 특히 휴머노이드 한 대에는 수천~수만 개의 MLCC가 탑재되는 만큼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LG이노텍은 로봇의 눈이나 다름 없는 카메라 모듈과 센싱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더불어 로봇 산업에서 비전 센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AI와 센서를 융합한 고부가가치 모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LG이노텍이 59억 원을 투자한 스마트레이더시스템도 4D 센싱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자율주행차용 레이더에 이어 로봇용까지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LG이노텍은 2030년까지 신사업으로 점찍은 전장·기판 부문에서 매출 8조 원 달성에 이어 고부가가치 산업인 로봇 산업으로 수익 확대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전망도 밝다. 딜로이트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까지 약 380억 달러(한화 약 51조2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매우 높아 고성능 로봇 수요가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근 '옵티머스(Optimus)' 2.5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시장 일각에선 이 모델은 보행 속도와 제어 기능이 크게 개선돼 빠르면 내년부터 외부 판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직접 로봇을 만드는 대신, 휴머노이드 전용 시스템온칩(SoC)인 젯슨 토르(Jetson Thor)와 로봇 학습 시뮬레이션 툴 아이작 심(Isaac Sim) 등 로봇 개발에 필요한 두뇌에 집중하고 있다. 또 일반 목적형 휴머노이드 로봇의 AI 학습과 제어 기술을 표준화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메타는 가정 내 가사 노동을 대신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메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하는 전략을 택해 AI·센서·제어시스템을 자체 플랫폼과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상황은 필연적으로 고성능 전자부품 수요 확대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카메라 모듈·센서·MLCC 등 로봇의 눈과 신경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에서 경쟁력을 가진 국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거론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너도나도 개발 열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열리면, 관련 부품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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