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전자가 미국발 관세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글로벌 악조건 속에서도 가전과 전장 사업이 선전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LG전자의 체질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  |  |  | 
                            |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본사 전경./사진=미디어펜DB | 
                
LG전자는 31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1조8737억 원, 영업이익 68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4%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6000억 원대 초반)를 웃돌면서 선방했다는 시장의 평가도 따른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매출 6조5804억 원, 영업이익 365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3.2% 증가했다. 회사는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구독·온라인 사업 확대가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관세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생산지 최적화와 공정 효율성 제고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장사업을 맡은 V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2조6467억 원, 영업이익 1496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다. 분기 영업이익률이 처음으로 5%를 넘기며 수익성 기반의 안정 성장 궤도에 올랐다.
LG전자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 다변화, 주문형 인포테인먼트·램프·전장 SW 수주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VS사업 수주잔고는 100조 원을 넘어서며, 4분기 이후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냉난방공조(HVAC)를 포함한 사업본부는 매출 2조1672억 원, 영업이익 1329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 판매 확대와 구독·온라인 사업 성장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
에너지솔루션(ES)사업본부는 지역 맞춤형 제품 확대를 통해 4분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또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데이터센터향 액체냉각 설루션 상용화와 액침냉각 설루션 개발 파트너십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TV(HE)사업본부는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희망퇴직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3분기 매출 4조6525억 원, 영업손실 3026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며, 수익성 하락 폭을 최소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VS사업의 안정적 수익성 확보, 냉난방공조·에너지솔루션 등 B2B 사업 강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플랫폼과 구독, 소프트웨어 중심 영역을 확대해 수익 체질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  |  | 
                            | ▲ 고객이 일상 언어로 대화하면 맥락과 공간을 이해해 연동된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고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LG 씽큐 온'을 체험하는 모습./사진=LG전자 제공 | 
                
◆ 인도 상장 성공...4분기에도 질적 성장 기조 잇는다
LG전자는 4분기에도 글로벌 가전 시장의 수요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단기 매출 확대보다 질적 성장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LG전자는 "한국 시장은 수요 둔화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해외 시장 또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가 더디지만, 구독과 온라인 직접 판매(D2C)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규 제품과 지역 특화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며 "미국 관세 등 대외 변수를 지속 모니터링 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원가 효율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하드웨어 판매 실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LG전자는 "앞으로 플랫폼 사업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하드웨어 판매 실적을 강화해 웹OS 플랫폼 사업 모수를 확대해 나감과 동시에 LG 스마트 TV 보유자 중에 비사용자를 사용자로 전환하는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내년 운영 효율화 및 수익성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인도법인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뤄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매출 상승 모멘텀을 확보했다"며 "인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사업 전략과 신설 중인 제3공장을 포함한 현지 완기능 사업 구조를 통해 ‘메이킹 인디아(Making India)’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인도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글로벌 사우스 전략을 가속화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미래 투자를 통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기존 사업 경쟁력 제고 등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적기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자금 여력을 활용해 과거 대비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기존 주력 사업 운영 효율성과 원가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당사는 냉난방공조(HVAC)를 포함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핵심 영역에서 성장 기회를 적극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