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AI 서버·전장 3축 수요가 견인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올해 4분기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 국내 양대 전자 부품기업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AI 서버, 전장 부품 등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업황이 뚜렷하게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기 전장용 반도체기판(FCBGA) 샘플./사진=삼성전기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4분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기판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비수기임에도 성수기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DB증권은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8% 증가한 2310억 원을 기록,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2186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MLCC 가동률이 90% 후반대로 회복된 가운데, 전장·AI 서버용 고온·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생산이 전환되며 평균판매단가(ASP)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장·서버용 MLCC 등 고부가 제품은 삼성전기를 비롯해 무라타, TDK 등 일본 업체 몇 곳만 대량 공급이 가능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패키지 기판 부문에서도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가 AI 서버 수요가 확대되면서 성장세에 올라탄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 내 FC-BGA 매출 비중이 올해는 40% 중반, 2026년에는 5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도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2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70억 원)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전망했다. 주력 제품군인 카메라모듈은 아이폰17 시리즈의 초도 생산량 확대와 고사양 부품 채택으로, ASP가 상승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RF 모듈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 기판 공급이 늘었고, 기술 장벽이 높은 RF-SIP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호실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판소재사업부도 고성능 기판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5% 성장했다. 

LG이노텍이 2022년부터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FC-BGA는 올해부터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PC·서버용 제품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 관련 매출 기여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기판소재사업부 실적 개선세가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시장에선 올해 4분기 전자부품 업황이 스마트폰·AI 서버·전장 3가지 수요가 겹치며 전년 대비  견조한 실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입모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7 출하 증가와 AI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고부가 기판·MLCC·모듈 업체들의 실적이 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AI 서버 수요는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부품업계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모바일 신제품 효과와 함께 AI 서버 플랫폼 확장이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 업계에선 내년도 LG이노텍 영업이익이 8081억 원으로 올해 대비 약 22% 늘고, 삼성전기도 기판·MLCC 성장이 이어지며 풀캐파 생산 체제에 가까운 실적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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