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과거 화장품 로드숍과 관광객 면세 쇼핑의 성지였던 서울 명동이 글로벌 패션의 전략적 전초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상권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형 플래그십 매장들이 들어서며 상권 구조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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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서울 명동거리가 관광객을 비롯한 인파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동은 체험과 취향을 앞세운 K-패션 브랜드들의 격전지로 변화하고 있다. LF의 ‘헤지스 스페이스H’,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비이커’, 무신사,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의 플래그십이 자리하면서 트렌드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브랜드는 판매 효율은 물론 브랜드의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을 내세워 국적 불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매장의 대형화와 전문화다. LF 헤지스가 운영하는 ‘스페이스H 서울’은 단순한 의류 매장을 넘어 카페와 전시 공간을 결합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LF에 따르면 스페이스H 서울의 지난해 외국인 고객 매출은 직전 연도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3년과 비교하면 약 2.2배(120%) 가량 폭증한 수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편집숍 비이커와 에잇세컨즈 등을 통해 상권 수성에 나섰고, 무신사와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 신흥 강자 역시 한국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브랜드 쇼룸이라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명동을 찾는 소비 주체도 다변화하고 있다. 명동을 찾는 외국인 고객 중 20대 비중은 매년 약 50%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중심의 저가 상권에서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의 개별 관광객(FIT)들이 '취향'을 소비하는 고감도 상권으로 질적 개선을 이뤄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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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문화기업 LF는 명동에서 약 1200㎡ 규모의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 서울’./사진=LF 제공 |
명동 상권의 부활은 패션 기업들의 판매가 아닌 경험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러온 결과라는 시장의 분석도 나온다. K-패션 브랜드들이 기획한 공간 전략이 글로벌 관광객의 수요와 맞물리면서 대한민국 쇼핑 1번지로서의 명성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은 이제 단순히 판매하는 장소를 넘어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전략적 홍보 거점이 됐다"며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 투자가 실제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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