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가계부채' 뇌관...부동산 버블의 그림자
부채액 1223조 7000억…민주당 "부채탕감" 주장에 금융위 '난색'
이원우 기자
2016-06-17 13:45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이미 위험수위를 넘은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아직은 감당할 여력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지만, 부동산 버블과도 연관된 문제인 만큼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9일 이달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p 내리면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려는 수요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문제는 그럴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폭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가계부채 테스크포스(TF)가 주최한 '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현황과 대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부채탕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223조 7000억 원에 달한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만 20조 6000억 원이 늘어 상승속도도 가파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도 완화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 수요자들이 보다 쉽게 대출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현재의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아직은 '여력'이 남아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 문병준 연구위원은 "가계와 기업 부채에 대해서는 건전성 강화와 구조조정 등으로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아시아 주요 10개국의 부채 취약성 점검에서 한국은 고위험국에서 중위험 국가로 하향조정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구당 평균 자산규모가 부채의 5배 이상이고 자산의 상당부분이 저축과 금융투자로 구성돼 있어 가계의 상환여력도 양호한 편"이라고 낙관했다. 정부 또한 대출기준 강화에 나서는 등 '부채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대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그러나 금리인하의 풍선효과가 단순히 대출증가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여윳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집중될 수 있다"면서 "부동산 버블을 예방할 특단의 가계부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대출 여신심사 강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LTV 적용대상을 상가‧토지로 확대 등을 거론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또한 가계부채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가계부채 테스크포스(TF)가 주최한 '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현황과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대출을 할 때) 상환능력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조금씩 나눠 갚는 당연한 원칙을 구현하는 것이 가계부채 관리의 기본방향"이라고 발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의 빚 탕감도 고려해볼 조치"라는 의견을 낸 데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손 국장은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부채를 탕감할 경우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나 고의적 상환 거부와 같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맞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에도 '최근 가계부채 동향 및 향후 관리방향'을 발표해 문제 해결의 의지를 피력했다. 류성재 사무관은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 관행'을 확고히 정착시킬 것"이라면서 "상환능력 심사 내실화를 차질 없이 추진해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는' 선진 여신관행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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