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 '마이너스 상품' 예치…'투자'에 대한 발상 바꿔야
   
▲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김애옥 팀장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까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시중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서도 최근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하반기에 1%대 중반으로 높아지고 내년 상반기에는 2.0%로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금 세전 1.5%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의 세후 수익률은 고작 1.269%이며, 한국은행의 전망을 존중하여 동 기관의 내년 상반기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 2.0%를 반영하면 예금의 실질적인 수익률은 -0.731%로 마이너스가 된다. 

결국 지금 저축을 하는 것은 마이너스 상품에 돈을 예치하는 셈이 된다. 이렇듯 저금리 상황에서 예금은 자산증식 상품이 아닌 단지 안전하게 돈을 맡기고 보관하는 금고의 역할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실질 이자율 관점으로 보면 은행에 보관비용을 내야 하는 셈이다. 이러한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돈의 실질가치 유지 및 실질적인 자산증식을 위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기존의 낡고 오래된 건물을 시대와 유행의 흐름에 맞춰 리모델링을 하여 부동산의 경제효과를 높이듯,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재테크 방법도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맞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그런데 예금 위주로 안정적으로 자산관리를 해왔던 분들에게 투자를 통한 수익 추구를 이야기하면 주식투자나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에의 투자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재테크의 리모델링은 투자성향의 변화를 뜻하는 게 아니다. 재테크 상담을 위해 투자자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본인의 투자성향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춘 전략을 찾는 것이다. 

'투자'라는 말을 들으면 주식투자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투자상품은 저위험 저수익 상품부터 고위험 고수익상품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한 금융공학을 접목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개발되어 시장 방향성뿐만 아니라 변동성 국면에서도 본인의 투자성향을 유지하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시되어 있다. 

투자에 첫발을 내딛는 투자자라면 먼저 채권형 펀드에 관심 가져보자. 채권투자는 회사나 국가 등에서 돈을 빌리면서 일정기간 뒤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표시한 증서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 '투자'라는 말을 들으면 주식투자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투자상품은 저위험 저수익 상품부터 고위험 고수익상품까지 매우 다양하다. /연합뉴스


위험은 낮추면서 시중금리+알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예금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연내에 추가 국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지되면서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에만 5조원 이상 자금이 순유입 되었다. 

조금 더 용기를 낸다면 채권혼합형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투자자산의 5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여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쌓고, 일부는 주식에 투자하여 위험관리와 수익추구를 하는 펀드이다. 

한편 올해 하반기는 대어급의 공모주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채권에 90%수준을 투자하여 안정적인 채권수익을 기본으로 하고, 10%수준은 공모주에 참여해 공모주 상장차익을 추구하는 공모주 채권혼합형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 상황에서 주목받는 투자상품 중 하나가 배당주펀드다. 지난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79%로 추정된다. 상장사의 배당 수익률은 기업들의 주주친화적 배당확대 정책 등에 힘입어 2013년 1.47%, 2014년 1.54%, 2015년 1.71%, 올해 2016년 1.79%로 지속 증가하고 있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배당주펀드는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에서 '배당'이라는 안전판이 있어서 주가 변동성을 낮춘 효과가 있다. 배당주 펀드는 구조적 차원에서도 매력이 지속될 수 있다. 지난 해 코스피의 시가배당률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 예금금리를 초과했다. 

미국, 일본, 대만 등 우리보다 먼저 저금리 기조로 들어선 선배 국가들의 경험을 살펴볼 때 주식 배당률이 예금금리를 초과한 이후 그 나라들의 투자 문화는 의미있게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즉, 예금만으로는 더 이상 내 자산을 지킬 수도 키울 수도 없다는 근본적 변화를 체감했다는 의미이다.

"세상에 완벽한 상품은 없다. 좋은 선택만 있을 뿐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가 한 말이다. 제 아무리 좋은 상품도 시장상황과 정책에 따라 변한다는 의미다. 변하지 않는 성공투자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맞춘 투자원칙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 낡은 투자전략을 새로운 전략으로 순발력 있게 리모델링 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글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김애옥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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