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농협금융이 상반기 실적에서 예상대로 큰 손실을 냈다.

농협금융(회장 김용환)은 2일 상반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2000억 원이 넘는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순손실은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이 1조 3000억 원대의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농협금융은 2분기 2907억 원의 순손실을 포함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2013억 원을 기록했다.

농협의 자회사가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명칭사용료 부담 전 순손실은 592억 원이다.

대출채권은 작년 말 대비 5.4% 늘어난 208조 7000억 원, 예수금도 작년 말 대비 2.8% 증가한 185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 농협은행은 2분기 3612억 원의 손실을 포함해 상반기 329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자이익은 2조 1419억 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4% 증가했고, 비이자이익도 1370억 원으로 21.5% 급증하는 등 순이익이 날 여건은 갖췄지만 1조 3589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이 암초로 작용했다. 

농협은행은 이 가운데 STX조선 4398억 원, STX중공업 1138억 원, 창명해운 2990억 원 등 조선‧해운업에 대해서만 1조 2000억 원대를 적립해 구조조정 영향을 크게 받았다.

거액의 충당금 때문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말보다 0.45%p 하락한 1.82%(추정치)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작년 말보다 0.07%p 오른 0.78%를 기록했다. 단 대손충당금적립률은 같은 기간 14.23%p 오른 99.88%로 개선됐다.

타 계열사 중 농협생명은 상반기 787억 원의 순이익을 내 작년 동기보다 3.0%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농협손해보험도 작년 동기보다 24.3% 증가한 22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NH-Amundi자산운용(68억 원), NH농협캐피탈(138억 원), NH 저축은행(89억 원) 등도 각각 순이익을 냈다. NH투자증권은 1311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작년 동기보단 순이익이 18.9% 감소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상반기 당기순손실을 면치 못했으나 이자 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꾸준히 늘었고 비은행 부문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면서 "하반기에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