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패스트트랙' 정국속 국회 마비
최저임금 개편·탄력근로제·대체근로 허용법안 기약 없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강제시행으로 요약되는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지난 2년간 미국·일본·홍콩·인도·중국·대만·독일·영국·브라질 등 주요 10개국 주식시장 중 한국증시 수익률(-4.0%)이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인하와 민간기업 일자리 창출로 사상 최고치 경신을 재개한 미국·일본·브라질 증시와 상반된 행보다.

거시적으로는 2017년 5월 집권 후 문정부가 2년째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이면서 올해 1분기 0.3% 마이너스성장(10년만에 최저치) 쇼크에 빠졌다.

또한 지난해 한국 성장률이 OECD회원국 36개국 중 18위에 그쳐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이후 최저 순위를 기록했고, 설비투자는 21년 만의 최저, 경기 선행·동행 지수는 49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1~2위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이 올해 1분기 각각 3.2%, 6.4%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대외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총체적 침체 양상을 보인 것이다.

국내 내부적으로는 수익성을 맞추지 못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 급증으로 곳곳에서 버스대란이 시작됐다. 오는 6월 주 52시간 근무제 유예기간이 종료되지만 회사가 노조의 임금보전 및 기사 충원 요구를 현실적으로 맞추지 못하면서 버스들이 멈춰선 것이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오는 15일 전국적으로 버스 운행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근무일수 규제로 연말까지 신규 인력 1만5000명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7월 후 신규 채용자는 1250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소득주도성장의 역효과를 교정하기 위한 경제입법이 시계제로 상태라는 점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2월1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정례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여야 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강행하면서 입법기관으로서의 국회가 완전히 마비됐다.

'포스트 패스트트랙'이라는 정국속에 각 당은 각자 이익을 위한 셈법 마련에 들어가 기업과 국민경제를 되살릴 입법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대표적으로는 이미 주52시간 초과 근로시간에 대한 처벌 유예기간이 종료된 탄력근로제가 꼽힌다. 여야는 탄력근로제를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릴지, 1년으로 늘릴지를 두고 접점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매년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에게 막대한 부담을 더하는 최저임금 문제는 더 심각하다.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해 전문가들의 범위 산정을 포함시키려는 개편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완전히 멈춰있다.

자유한국당 추명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체근로 허용법안(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또한 거대노조의 전횡을 막아 기업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지만 이 또한 진척이 없고, 4차 산업혁명 기업 혁신여건을 마련하려는 빅데이터 활성화 3법 또한 마찬가지다.

기업이 투자처를 찾아 해외로 탈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패스트트랙으로 교착된 정국에도 여야가 국회 의사일정을 다시 열고 경제활성화 입법을 논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