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어디까지 가봤니 36] 물, 수영모 유료 전환...돈독 오른 호텔들
남산 하얏트 로비라운지 무료 제공 물 없애, 밀레니엄 힐튼, 수영모 대여 없이 판매로 전환, 파크하얏트서울 주차비 유료
김영진 차장
2019-06-23 14:50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커피를 주문하며)물도 한 잔 주시겠어요", "물은 유료인데요. 따로 주문하셔야 합니다", "커피를 주문했는데 물을 또 주문해야 한다고요? 여기는 무료로 주는 물이 없나요?", "네 없습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얼마 전 서울 남산의 그랜드하얏트서울(남산 하얏트) 로비 라운지에서 있었던 직원과의 대화 일부입니다. 수질이 나쁜 유럽 쪽 레스토랑이나 고급 레스토랑 등에서 물을 유료로 판매하는 경우는 봤지만, 호텔 라운지서 물을 유료로 판매하는 곳은 남산 하얏트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국내 식음업장 중에 유료로 생수를 판매하는 곳은 많지만, 무료 제공 물 자체가 없는 곳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 호텔은 지난해부터 물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습니다. 하이트진로의 '석수(500mL)'를 6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수입 탄산수인 '산펠레그리노'는 7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호텔 측에 물을 유료로 판매하는 배경을 물어보니 "로비 라운지에서 무료로 물을 먹고 그냥 앉아있다가 가는 고객들이 있어 유료로 전환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런 고객도 나쁘지만, 그렇다고 유료로 전환하는 것만이 답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물만 먹고 가는 고객이 있다 한들 그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물 깨끗하고 물 인심 좋은 곳이 없다는 말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정수기 보급률도 매우 높아 굳이 생수가 아니더라도 정수 물을 제공하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를 흔히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표현하지요. 비단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다운 산천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물이 매우 깨끗한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물 인심 역시 역사적으로 후한 편입니다.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물 한잔 대접하는 게 우리의 정서입니다. 


남산 하얏트 로비라운지 무료 제공 물 없애...물 인심 좋은 한국 정서 파악해야


얼마 전 모 호텔 라운지에서 퀵 서비스를 받을 일이 있었는데, 퀵 기사분이 물건을 배달하며 물 한잔 먹을 수 없느냐고 했더니, 호텔 직원이 흔쾌히 물 한 잔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런 인심을 남산 하얏트에서는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남산 하얏트는 미국 본사 소유로 운영되는 호텔이고 총지배인을 비롯해 많은 임직원의 국적이 외국으로 알고 있습니다. 호텔을 운영하면서 매출도 중요하지만, 한국적인 정서도 잘 파악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 밀레니엄 서울 힐튼(밀레니엄힐튼)도 얼마 전부터 수영장에서 투숙객들에게 무료로 빌려주던 수영모를 유료 판매로 전환했습니다. 가격은 비록 3000원으로 비싼 편은 아니지만, 무료로 대여해주던 것을 유료 판매로 전환한 배경은 의문으로 남습니다. 호텔 매출에도 큰 영향이 없어 보이고, 3000원짜리 수영모를 사야 하는 고객도 만족하기 힘든 걸 왜 시행했나 모르겠습니다.


국내 호텔 중에 수영모를 대여 없이 유료로 판매하는 곳은 밀레니엄힐튼이 유일할 것입니다. 수영모 착용을 권하는 것은 고객 안전보다 위생적인 측면이 큽니다. 수영장 수질을 위해서 수영모 착용을 권장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수영모 착용은 고객보다는 수질을 관리하는 호텔 수영장을 위한 측면이 큽니다. 그런데 그걸 유료로 전환했으니 고객들의 불만도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밀레니엄 힐튼 수영장 무료 대여해주던 수영모 유료 판매로 전환...위생적인 이유 들어, 지구 환경 생각하는 호텔 트렌드 역행 


호텔 측은 고객들에게 무료로 수영모를 대여해주니, 본인 수영모가 있더라도 호텔 수영모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나쁜 행위인가요. 저만 하더라도 호텔에서 수영하면 수영모를 빌려 사용합니다. 세탁하고 건조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영장에서 굳이 수영모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면 착용하지 않습니다. 수영모 착용이 고객을 위한 게 아닌 수영장 운영자 때문인데 그걸 유료로 판매하는 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또 호텔 측은 위생적인 이유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수영모를 빌려주는 전 세계 수많은 호텔은 비위생적인 곳인가요.


솔직히 밀레니엄힐튼에 묻고 싶습니다. 고객에게 무료로 수영모를 빌려주고 또 수거해 세탁하고 건조하는 등 여러 번거로움이 있어 유료로 전환한 건 아닌가요. 또 분실된 예도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요. 


   
파크 하얏트 서울


파크하얏트 서울, 전 고객 대상 '강제 발레파킹'하며 유료 전환...자율 주차 공간 확보 필요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 서울은 올해부터 호텔 투숙 고객(1만5000원/1박)과 레스토랑 이용객(1만원/최대 5시간)에게 발레파킹(대리주차) 서비스를 유료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호텔 측은 "고객의 안전과 편안한 이용을 위해 24시간 100% 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했지만, 정작 이 호텔에는 발레파킹 이외에는 다른 주차 대안이 없습니다. 


파크하얏트 서울은 건물 지하에 주차장도 없어 이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은 선택의 여지 없이 '강제 발레파킹'을 해야 합니다. 자율 주차를 할 수가 없습니다. 잠시 이 호텔에 투숙한 친구를 만나러 가더라도 발레파킹을 맡겨야 하고 요금을 내야 합니다.


주차 공간을 제대로 확보해 놓지도 않고 주차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은 특급호텔이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발레주차 공간 일부를 자율 주차 공간으로 바꾸든, 추가로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호텔에 가야 할 때면 주차장은 유료인지 무료인지, 수영모는 챙겼는지 등 알고 가야 할 게 너무나 많아진 것 같습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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