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폭스바겐·아우디 인증 관련 '곤혹'…디젤 인기 급락
렉서스·혼다 하이브리드 선호도 '급상승', 일본 경제 보복은 '후반기 변수'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수입차 업계가 인증지연으로 인한 물량 부족에 몸살을 앓고 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악재로 촉발된 수입차 관련 이슈들이 환경부 인증지연으로 이어지면서 성장이 예상됐던 수입차 실적이 올해 전반기 쪼그라들었다. 심지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직격탄을 맞아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2016년 전반기보다도, 올해 수입차 업계 판매는 더욱 축소됐다.

   
▲ 폭스바겐 골프 / 사진=폭스바겐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신차 등록 대수는 10만9314대로 전년 동기 14만109대보다 22%나 감소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터진 2016년 전반기 11만6749대와 비교하더라도 올해 상황은 더 좋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환경부 인증 및 새로운 기준인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수입차들의 △판매중지 △인증 취소 등의 이슈가 연달아 발생했고, 그 결과 물량 부족 상황으로 이어졌다.

전반기 수입차 신차등록현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BMW의 약세가 눈에 띈다. BMW는 올해 전반기 1만7966대가 등록되며 지난해 3만4568대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차 업계 점유율은 24.67%에서 8.23%포인트 감소한 16.44%를 기록했다.

작년 BMW 디젤 차량에서 연속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올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기대를 모은 BMW 주력 모델 3시리즈의 판매 부진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폭스바겐은 올해 판매를 계획했던 차종들의 인증이 지연되면서 현재 판매하는 차종은 ‘아테온 디젤’ 단 한 차종에 불과하다. 인증 관련된 이슈를 해결하고 판매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올해 안에 원활한 판매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아우디는 후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인증 관련 이슈에서 벗어나지 못한 디젤 비율을 축소하고 가솔린 모델로 새판짜기에 나선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 2.0ℓ 가솔린을 시작으로 △A3 △A5 △A4 등 다양한 모델을 도입해 후반기 적극적인 판매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반기 독일 브랜드가 주춤한 사이 일본 브랜드가 빈자리를 메우며 점유율을 높였다. 렉서스는 지난해 상반기 4.48%에서 올해 7.66%로 3.18%포인트 점유율을 높였고, 혼다도 지난해 상반기 2.09%에서 올해 5.20%로 3.11%포인트 점유율이 상승했다.

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디젤 점유율 하락을 초래했고, 반대 여파로 상당수의 소비자가 일본산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했다. 그 결과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렉서스와 혼다의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해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성장하던 일본 수입차 업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전반기 수입차 시장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후유증으로 관련된 아우디까지 맥을 못 추며 무기력했다”며 “아우디의 경우 후반기 다양한 모델들의 판매가 재개되며 반등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잘 나가던 일본 수입차가 일본 물건 불매 운동이라는 암초를 만났다”며 “일본 경제 보복이 장기화되면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며, 반사이익으로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이 많이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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