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충격 구조조정'…중소 자동차 부품사 '죽을 맛'
만도, 임원 20% 감축, 사무직 직원 희망퇴직 '계속 접수 중'
'노조 리스크' 피해 중국 진출 국내 자동차 부품사 '도산 직전'
김상준 기자
2019-07-16 11:20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만도가 창사 57년 만에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임원 20%를 감축하는 초강수를 뒀다. 


국내 2위, 세계 46위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의 구조조정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국내 자동차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만도 보다 작은 규모의 중소 자동차 부품사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도산 직전에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만도 기업 CI / 사진=만도


16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임원 88명 중 20%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해당 임원들은 지난 1일부로 회사를 떠났다. 또한 3년 이상 근무한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계속 접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는 독자 기술력으로 탄탄한 회사로 인정받아왔는데,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으로 인해 업계의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만도 구조조정의 배경은 최대 납품사인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만도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9% 급감했다. 중국시장 실적 저조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만도 구조조정은 예견된 일이라며 입을 모았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고질적인 ‘노조 리스크’로 인해 생산량 저하 및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이 부품 업계에도 지속적인 타격을 가했고, 중국 사드 보복과 겹치면서 심각한 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적인 이유로는 자동차 제조사의 잦은 파업으로 인한 불규칙한 공장 가동, 그로 인해 일관적이지 못한 차량 생산 규모 등이 자동차 부품사의 경영난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르노삼성의 경우 최근 타결된 '2018 임금 및 단체협약'의 지연으로 인해 작년 한 해 공장 가동 중단이 잦았고, 제때 공장을 가동하지 못한 협력 공장 3곳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야만 했다.


이 같은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노조리스크’를 피해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중소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재 실상은 안타깝게도 더욱 열악하다. 진출 초기 중국 특유의 ‘텃세’를 이겨내고 어렵게 자리를 잡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며 줄도산 및 폐업을 겪어야만 했다. 


실제로 폐업과정에서도 까다롭게 구는 중국 정부 등쌀에 못 이겨 ‘야반도주’하듯 공장을 정리한 사례가 다수이며, 공장 내부 설비 등도 제대로 처분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중국 서남부 자동차 생산거점인 류저우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 3개사 등 현지기업 총 15개사와 국내 자동차 부품사 17개가 참가한 ‘류저우 완성차 업체 글로벌파트너링 상담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사를 돕기 위한 자리였다. 


행사에 참석했던 중국 진출 국내 자동차 부품사 대표 A씨(46세·중국 광저우 거주)는 “중국 특유의 몽니 때문에, 상담회 내내 기분이 나빴다”고 말하며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의 갑질은 상상을 초월해 철수하고 싶지만, 설비 투자금도 회수가 안 돼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 행사에 참석한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사정은 대부분 다 똑같다”며 “한국의 노조파업 등의 리스크를 피해 중국에 과감하게 투자한 사람들인데, 현재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업계 관련 전문가는 “탄탄한 기업 만도의 구조조정은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만도의 사례에서 보듯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어려움은 상당히 실제적이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중국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기 너무 어려운 상황인데, 정부는 특별한 지원 및 대책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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