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콜로라도, 트래버스 완제품 형태로 수입되어 수입차로 분류 '희망'
국산 경쟁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 떨어지는 것 극복 위한 '방편'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쉐보레가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회원사 등록 신청 후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는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 가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며, 한국수입차협회 내부 검토 후에 수입차협회 회원 자격을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

   
▲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한국지엠


쉐보레는 기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회원으로 △현대 △기아 △한국지엠(쉐보레) △르노삼성 △쌍용과 함께 국산차로 분류되고 있다. 

쉐보레는 국내에 곧 출시할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등이 완제품 형태로 미국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로 인정받기 원하는 모양새다.

쉐보레는 기타 수입차 제조사들과 ‘외국 생산’, ‘국내 판매’의 시스템이 같기 때문에 수입차로 분류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쉐보레 수입모델에 한해서 수입차로 분류해도 크게 무방한 것은 사실이지만, 쉐보레가 수입차로 분류 받고 싶은 속내는 따로 있다.

미국 생산 후 국내에서 완제품 형태로 팔았던 ‘이쿼녹스’가 판매 부진에 빠지면서 경쟁력을 잃었고 국내 경쟁모델 대비 판매량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어려움을 겪었던 뼈아픈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미국에서 제작 후 수입되는 모델에 한해 ‘수입차’로 분류하겠다는 쉐보레의 의중이 파악된다. 또한 조만간 출시할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의 미국 현지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쉐보레가 수입차로 분류를 희망하는 이유 중 하나다.

   
▲ 쉐보레 콜로라도 / 사진=한국지엠


쉐보레 콜로라도의 미국 가격을 예로 들어보면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3.6ℓ 가솔린 엔진을 적용한 Z71 트림은 3만6345달러다. 환율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4294만원이지만, 기타 운송 비용 등을 추가하게 되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가 콜로라도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놓는다 하더라도 국내에서 경쟁하게 될 렉스턴 스포츠 칸(최고가 3897만원)과는 상당한 가격 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간의 쉐보레 가격 정책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 현지보다 싼 가격으로 콜로라도를 출시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이처럼 쉐보레는 수입모델의 가격을 국내 제조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수입차로 분류되어 적절한 가격을 받고 기타 수입차로서의 프리미엄을 누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에서 수입해 온 쉐보레 모델들이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AS망이 기타 수입차보다 전국에 촘촘하게 배치돼있고, 수리 공임이 다른 수입 브랜드보다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 구매 후 관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쉐보레 관계자는 “쉐보레가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 등록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이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향후 쉐보레의 다양한 모델을 수입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쉐보레는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가 되더라도 기존 가입되어 있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원사로 꾸준히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쉐보레 관계자는 “두 협회에 모두 가입된 것에 대한 혼선이 생기지 않게 내부적인 검토 후에 한국지엠의 공식 입장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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