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본사 승인 및 노조 수용 여부가 관건
노조, 사측 제시안 미흡하면 9~11일 파업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분수령을 맞는다. 

지난 일주일간의 성실교섭촉구기간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했기에 재계된 임단협 교섭 결과에 따라 노조가 재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GM 본사와 협의를 통해 진일보된 제시안을 내놓을 경우 막판 극적 타결 여지도 남아있다.

   
▲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분수령을 맞는다. /사진=연합뉴스


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사측과 10차 임금협상 단체교섭에 나샀다. 한국지엠 사측이 지난 7일 오후 요청한 단체교섭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한국지엠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인 7일 오전까지 임금협상 교섭 일정을 잡지 못했다. 

앞서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은 지난달 30일 카젬 사장과 독대 후 이달 1~8일을 성실교섭촉구기간으로 설정하고 이 기간 사측의 진일보된 제시안이 없을 경우 8일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파업에 재돌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노사는 그동안 양측 간사 간 실무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노조가 요구한 '진일보된 제시안'이 조율되지 않아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측의 요청으로 진행되는 교섭인 만큼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제시될 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한국지엠의 임단협 결정적인 키는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쥐고 있다. 

카젬 사장은 지난달 30일 임 지부장과의 독대에서 "현금성(임금·성과급·격려금)에 대한 부분검토와 함께 명분을 찾고 있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며 "GM 본사로부터 확답이 오면, 고민 후 교섭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사측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임금 동결과 성과급·격려금 지급 불가 등의 방침을 고수해 왔지만 GM 본사의 승인 하에 임금성 부분에서 조금이라도 '성의'를 보일 여지를 언급한 것이다.

노조 집행부 역시 사측이 임금성 부분에서 일정 금액이라도 내놓아 조합원들에게 '체면치레'를 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현실적으로 기존 요구안인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단협(복리후생) 복원 등을 전부 관철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고 계속 파업을 하자니 조합원들의 임금 손실과 사회적 비난 등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카젬 사장이 GM 본사로부터 승인받은 제시안을 노조가 수용할 경우 이날 교섭에서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이 도출되거나 이를 바탕으로 미래 발전방향(공장별 생산물량 배정) 등 추가 논의가 지속될 수 있다.

반면 노조가 사측의 제시안을 거부할 경우 현 집행부 체제 하에서의 타결은 사실상 물 건너 간다. 노조는 이날까지 사측의 진일보된 제시안이 없을 경우 쟁대위를 열고 9일부터 사흘간 전면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11월부터는 차기 지부장 선거 체제에 들어가고 이후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는 만큼 노사간 교착 상태는 장기화된다. 올해 임금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간 실무협상은 계속돼 왔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변화가 있다고 얘기하기 힘들다"며 "일단 내일(8일)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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