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근로계약 위반으로 한국맥도날드 고발...갈비 왜곡 논란에 불매조짐에, 전기 바이크 사고로 친환경 캠페인도 차질
   
▲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사진=한국맥도날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햄버거병(용혈성 요독증후군)과 품질 저하 논란 등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한국맥도날드가 올해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베스트버거'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여전히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시간제 직원과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으며 대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이슈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초 호주 빅토리아주 시간제 직원(크루)으로 시작한 앤토니 마티네즈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주연 전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는 재임 기간 중 햄버거병 논란과 가격인상, 매장 철수 거기다 품질 저하 논란 등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돌연 사임한 바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대표이사 교체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지난 4월 메뉴의 맛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베스트 버거'를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도입한 것도 맥도날드의 이미지 및 분위기 쇄신 차원이 컸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베스트버거를 도입하며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전개하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지는 돈으로만 되는 게 아닌지, 맥도날드는 여전히 악재의 연속이다.

먼저 한동안 잠잠했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조합원(알바노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알바노조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맥도날드 근로계약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알바노조는 "코로나 사태 이후로 맥도날드 매장마다 매출 감소를 이유로 크루들의 근무 인원수를 줄이고 또 줄여서 운영하고 있다"라며 "현재 크루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업무량은 급증해 엄청난 노동강도 속에 하루하루 버티고 있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맥도날드 크루들은 스스로를 '맥노예'라고 부른다"며 "2분이 안 되는 시간 안에 햄버거를 만들어내고, 비좁은 계산대와 그릴에서 내내 선 채로 일한다"라고 하소연했다. 

   
▲ 알바노조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오전 한국맥도날드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서 맥도날드의 근로계약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 "코로나19 에도 지난 1~4월 맥도날드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올랐다고 하지만 크루들은 오히려 근무 인원이 줄어들어 노동강도는 더욱 심해졌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맥도날드 직원은 "평소라면 2~3명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감당한다"라며 "혼자 패티를 굽고, 빵과 드레싱을 준비하고, 버거를 조립하며 '115초' 안에 버거 하나를 완성하라는 본사 지침을 맞추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알바 이슈는 맥도날드의 고질병 중의 하나다. 맥도날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오랜 기간 시간제 직원제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알바노조가 결성되면서 시간제 직원을 많이 고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인 맥도날드가 표적이 된 것이다. 

또 최근 일본 맥도날드가 '가루비맥'(かるび, 갈비맥) 버거를 자국 대표 버거로 내세우면서 논란이 돼 한국맥도날드도 불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가루비'는 한국 전통음식인 갈비의 일본식 발음으로, 일본에서 갈비까지 일본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국맥도날드도 불매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런 건 한국맥도날드에서도 정식으로 (미국 본사나 일본에)항의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맥그도날드(맥도날드)도 불매합시다", "맥도날드 불매 가자"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이에 한국맥도날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17일에도 부산 해운대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불이 나 손님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재 원인은 충전 중이던 배달용 전기 바이크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월 글로벌 캠페인 '스케일 포 굿' 일환으로 2021년까지 배달용 바이크를를 무공해 친환경 전기바이크로 100%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맥도날드가 2021년까지 도입한다고 밝힌 전기바이크는 약 1400대였다. 그러나 전기바이크에서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맥도날드는 그야말로 정크푸드의 대명사이며 손님들도 흑인이나 노숙인들이 대부분"이라며 "맥도날드는 한국에서 고급 외식 브랜드 이미지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미디어펜은 한국맥도날드에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