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연부연납 가능성 높아
상속 자금 마련법 관심 급증
   
▲ 고(故) 이건희 회장이 2013년 10월 신경영 만찬에 참여한 모습./사진=삼성전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을 물려받을 이재용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내야 할 세금이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회장의 자산이 천문학적 규모인 만큼 상속세 역시 그에 마땅한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상속세 전문 세무사들은 주식 평가액의 60%, 나머지 재산의 50%를 상속세로 내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상속세법령에 따르면 증여액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고인이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이라면 주식 평가액에 20% 할증이 붙는다. 한 계열사 1주만 있어도 특수관계인으로 최대주주 할증이 붙는다. 

이 회장은 지난 6년 간 병상에 누워 지내면서도 국내 상장사 주식 부호 1위 자리를 지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1억원이다. 

이 회장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2억 4927만 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 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 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 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이 회장은 이들 4개 계열사의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모두 상속세법상 최대주주 할증 대상으로 인정된다.

이들 4개 계열사 지분 상속에 대한 상속세 총액은 주식 평가액 18조2000억원에 20%를 할증한 다음 50% 세율을 곱한 이후 자진 신고에 따른 공제 3%를 적용하면 10조6000억원 가량이 나온다. 주식 평가액은 사망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출하므로 실제 세액은 변동될 수도 있다.

부동산 등 다른 재산에 대한 세율은 50%가 적용된다. 상속인들은 상속세 총액 가운데 자신이 상속받은 비율만큼 납부하게 된다. 이 회장 상속인들의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은 내년 4월 말까지다. 

연부연납은 연이자 1.8%를 적용해 신고·납부 때 6분의 1 금액을 낸 뒤 나머지를 5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고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받은 재산에 대한 상속세 9215억원을 이러한 방식으로 내고 있다.

하지만 10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나눠 낸다고 해도 보유 현금만으로 세금을 납부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 경영권 유지를 위해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회장의 법정상속인은 배우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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