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기피·개소세 인하·파격 프로모션 3박자 어우러져 '호황'
수입차, 국산차와 가격 격차 줄어든 것도 판매 증대 주요 요인
올해는 신종 코로나19 여파로 수입차 업계에 불확실한 전망이 지속된 한 해였다. 연초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자동차 업계 전반에 불황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대중교통 기피 현상,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예상치 못한 호황을 누렸다. 다사다난 했던 2020년을 되돌아 보며 수입차 업계를 결산하고 내년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김상준 기자]올해 연간 수입차 누적 판매가 최초로 27만대를 돌파 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의 수입차 누적 판매는 24만34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어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수입차 판매는 2만7436대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번 달 2만6560대만 더 판매되면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최초로 27만대를 돌파하게 된다.

연간 수입차 최다판매 기록은 지난 2018년 26만705대이며, 올해 이 기록을 넘어 수입차 누적 판매 신기록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 벤츠 E클래스/사진=벤츠코리아 제공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대중교통 기피 현상, △개소세 인하 연장 혜택, △수입차 제조사 파격 할인 정책으로 인해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1~11월 서울시·부산시 등 대도시 대중교통 이용 현황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통계 자료를 종합해보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객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최소 14%에서 최대 30.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교통량 분석 자료/사진=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제공


조사결과 대중교통을 피하는 대신 개인 자가용을 이용하겠다는 비중도 크게 증가했으며, 실제로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면허학원의 매출이 코로나19 이전보다 19% 늘어나면서 개인 자가용을 운행하기 위해 면허 취득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시행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맞물리면서 수입차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올 3월부터 6월까지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70% 인하했고, 7월부터는 할인율을 30%로 낮춰 인하 정책을 이어갔다. 

차량을 구매할 때 무조건 내야만 했던 세금을 일시적으로 인하해 주는 ‘실질적인 정책’을 펼치자 차 구매를 미뤄왔던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더해 수입차 제조사들의 과감한 할인 정책도 판매 활성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 폭스바겐 티구안/사진=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특히 폭스바겐과 지프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할인 판매에 적극 나서며 차종별로 12~20% 할인율을 보였고, 수입차 빅3 ‘벤츠·BMW·아우디’도 차종 재고와 연식 변경 등 상황에 따라 10~24% 파격 할인을 적용해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전체 수입차 판매량 증대에 기여했다.

또한 올해 일본 물건 불매가 지속된 탓에 판매 부진에 빠진 일본차 제조사들은 예년에 없던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에 일본차를 구매하고자 계획했던 소비자들은 모처럼 만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되자 차량 구매를 서두르기도 했다.

   
▲ 혼다 어코드/사진=혼다코리아 제공


세부적으로 보면 닛산·인피니티가 한국 사업을 철수하면서 차량 재고를 35~40% 수준의 ‘땡처리 처분’해 물량을 모두 소진했고, 올 한해 지속해서 철수설에 시달렸던 혼다코리아 역시 작년보다 10~20% 수준의 추가 할인을 통해 중형 세단 어코드 등 일부 재고 물량을 모두 소진하기도 했다.

또한 테슬라가 수입차 인기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 해가 됐다. 테슬라 인기 차종 모델3는 올해 11월까지 1만866대가 팔리며 돌풍의 선봉에 섰다.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가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가 집중됐고, 기타 수입차 제조사가 연달아 전기차를 출시하는 선순환도 작용했다.

   
▲ 테슬라 모델3/사진=테슬라코리아 제공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차량 판매를 촉진 시킨 원인으로 볼 수 있으며,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선택한 이유는 국산차와의 가격 격차가 예전처럼 크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때마침 개소세 인하 혜택과 수입차 제조사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수입차 판매 향상의 주 원으로 볼 수 있다”며 “구매 후 최소 3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는 자동차를 다양한 혜택을 받고 사겠다는 소비심리가 작동한 것이 수입차 판매 촉진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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