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 시간표 확정...컨벤션 효과 기대
김종인·안철수 갈등 지속될 경우 '블랙홀' 우려
"경선룰 협상 길어지면 국민 피로도 높아질수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최종 경선 시간표를 확정한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선의 컨벤션 효과가 잠식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6일 예비경선 후보자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궐선거 레이스를 시작한다. 2월5일 본경선 참가자 4명이 확정되면, 토론회를 거친 뒤 3월4일 당의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김웅·윤희숙 등 초선 의원들의 등판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 기존에 거론되던 인물들로 정리됐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의 컨벤션 효과를 통해 자체 후보가 안 대표를 이길 수 있으리라는 예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내 관계자는 “경선 과정을 통해 이목이 집중되면 우리 당 후보에 대한 관심도 역시 상승할 것”이라면서 “출마 선언이 최대 이벤트였던 안 대표는 상대적으로 관심도에서 멀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야권 단일화를 두고 김 위원장과 안 대표 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컨벤션 효과를 잠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안 대표와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여당과 경쟁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안 대표는 출마 선언부터 야권 연대를 제안했지만, 김 위원장은 ‘입당’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안 대표가 후보 등록기간을 앞두고 최종 경선 플랫폼 개방을 제시했을 때에도 김 위원장은 단칼에 거절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두 사람 모두에게 중요하다. ‘선거의 달인’으로 통했던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지난 총선 참패의 치욕을 씻고 집권여당에 설욕할 수 있는 승부수다. 동시에 차기 대권 승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킹메이커’로서 입지도 다질 수 있다.

안 대표는 대권을 접고 출마하는 만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사실상 정치생명을 건 한판 승부인 것이다. 본선이 아닌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한다면 그의 정치 경력은 여기서 마감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로가 벼랑 끝에 선 상황에서 선거의 핵심인 단일화를 두고 양측의 갈등은 더 심화될 수도 있다”면서 "갈등이 지속되면 여론의 포커스가 경선이 아닌 두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어 “두 사람의 신경전 속에 경선룰 협상마저 길어진다면 국민 피로도가 높아져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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