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본격화 후보들 간 비방 수위 높아
여야 막론하고 '표심잡기'에 이목 집중된 만큼 네거티브 공세
[미디어펜=박민규 기자]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후보들 간 비방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권자들은 후보들 간에 정책 비전보다 네거티브 공세를 통한 '표심잡기'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민심 이반'이나 '정치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경선을 앞둔 상황이라 당내에서도 내분이 심화되면서 본선에서 후유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8일 "서울에서는 안철수 후보, 부산에서는 이언주 후보 같은 분들은 이번 기회에 정치판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제 선거 유불리와 무관하게 정치하면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왼쪽 맨위부터 시계방향으로),우상호 의원, 국민의당 소속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더불어민주당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그러자 부산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언주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민주당이 신성시하는 바로 5.18기념일 전야제날 운동권정치인들이 단란주점에서 여성접대부들을 불러 광란의 술판을 벌인 사건이 있다"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10일에도 SNS을 통해 "우 후보는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라"며 "성범죄는 과거형이 결코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고 맹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우 후보자는 "당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드렸다. 저의 삶 전체를 놓고 시민의 평가를 받겠다"고 받아쳤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청년‧신혼부부에게 1억1700만 원의 이자를 지원하는 공약을 두고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이어졌다. 

같은 당 오신환 후보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를 빗대 '나경영'이라고 비판했으며,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유 없이 국가가 돈을 마구 퍼주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며 꼬집었다. 우 후보도 가세해 "일관된 원칙이 없는 선거용 공약, 선심성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예비후보는 나 후보와 연이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며 '남매 모드'를 유지해온 박 후보와 우 후보도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후보들 간 날선 발언이 오고 가면서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과열 분위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선에서 신경전이 감정 싸움으로 번질 경우 본선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경선은 말 그대로 예선이다. 우리 식구끼리 선수를 뽑는 과정이고 결국 핵심은 본선에서의 승리”라면서 “예선에서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치달으면 서로 간에 좋을 게 없다”고 우려했다.

다만 ‘승자독식’이라는 선거 특성상 당연한 현상이라는 반응도 존재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교수는 "선거 원래 당연히 그런 것이다. 이런 건 우리 나라만 그렇게 비방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흘러가는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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