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양대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기업간소비자거래(B2C) 사업 영역을 기업간거래(B2B)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일반 가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스마트 홈 플랫폼 등 제품 선택지를 넓히고 구독이 가능한 구성을 앞세워 B2B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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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직원이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브로비홀름 스마트시티(Brobyholm Smartcity)'에 구축된 '넷 제로 홈'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강점인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프로' 를 B2B로 확대, 적용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모두를 위한 AI'라는 기조 아래 아파트나 오피스 등의 기기 원격 제어나 보안, 콘텐츠 제작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스마트홈 구축에 중심인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하며 손쉽게 일반 가전과 IT 제품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별도의 허브 기기를 공간 내 두지 않아도 스마트싱스 프로 플랫폼만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이에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임대주택 스마트홈 플랫폼 '홈즈(Homez)와 스마트싱스 프로를 연동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번 협약으로 LH 주택 내에서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홈즈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한 'IFA 2024'에서 삼성전자는 △AI 아파트 △AI 오피스 △AI 스토어 △AI 스테이 등 4가지 AI B2B 사업영역을 소개하기도 했다. 내년까지 AI 아파트를 30만세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단 목표도 밝혔다. 시스템 에어컨과 빌더, 빌트인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상업용 마이크로 LED '더 월'도 유럽에서 기업용 구독 상품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세탁기, 에어드레서, 에어콤보, 캘럭시 시리즈 등 일반 가전, IT 제품과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B2B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구독 사업에 일찌감치 진출해 성과를 낸 LG전자도 전자칠판과 로봇 등 기존 제품에 더해 안내로봇, 물류로봇까지 구독 대상에 포함하며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은 1조6000억 원으로, 이는 국내 가전 매출의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가 구독 사업 모델을 '유니콘 사업'으로 빠르게 키워낼 수 있던 배경에는 고객 초기 부담 비용을 줄인 것과 확실한 정기 서비스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품목으로 구독 사업을 시작해 지난 2022년 대상 품목을 대형 가전으로까지 대폭 늘리면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현재는 300여 개 제품을 구독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이처럼 수익성 높은 알짜 사업을 B2B 사업에도 적용하고 있다. 냉장고,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에어로타워 등 모든 기업간소비자거래(B2C) 구독 상품을 B2B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7월 로봇 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호텔과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LG클로이 서브봇의 구매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내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로봇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엔 네이버와 손잡고 전자칠판은 물론 비즈니스 솔루션인 클로바노트를 구독으로 함께 제공한다. 전자칠판에서 클로바를 통해 AI 회의 기록 및 요약, 공유까지 가능하다. B2B 구독 사업에 다양한 품목이 있는 만큼 공공기관을 비롯해 병원, 숙박시설 등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구독 포함 품목에 로봇 제품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안내용 가이드봇과 산업용 물류 분야에 특화한 캐리봇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LG전자의 구독 사업이 B2C보다 구독 품목 수량이 많은 B2B에서 더욱 큰 수익을 내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구독사업이 B2B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며 "포화한 국내 시장에서 제품과 기술력뿐만 아니라 구독형 서비스나 스마트홈 같은 차별화한 전략을 앞세워 고객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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