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을 발판 삼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대폭 확대하며 수익성과 점유율 모두에서 반도체 업계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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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전경./사진=SK하이닉스 제공 |
24일 SK하이닉스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2조2320억 원, 영업이익 9조212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4%, 68.5% 증가한 수치로,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 배경은 AI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제품 전략이다. 생성형 AI 확산과 클라우드 인프라 고도화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과 서버용 D램 판매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 크다. 회사는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메모리 시장 선두에 올라서기도 했다.
특히 HBM3E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인 'B100'에 들어갈 HBM3E를 독점 공급하며 경쟁사 대비 기술력과 수율 면에서 우위를 입증했다. 회사는 실온과 고온 환경 기준 모두에서 60~70%에 달하는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율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은 단기 트렌드가 아닌 장기적 구조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며 "향후 5년간 HBM 생산 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이천과 청주에 위치한 HBM 전용 생산라인 투자를 늘리고, 미세공정 기반 수율 향상 기술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fab) 건설은 오는 2027년 2분기 준공 예정이기도 하다. 올해 시설, 설비 투자는 기존 계획 대비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낸드는 수요에 맞춘 신중한 투자 기조와 수익성 중심 운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QLC 기반 고용량 기업용 SSD(eSSD) 판매 확대와 321단 낸드 기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M15X는 기존 계획대로 올해 4분기에 열 예정이다. 내년부터 HBM을 포함한 D램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fab)건설은 2027년 2분기 준공 예정이다. 올해 투자는 기존 계획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년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HBM 등 주요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올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 나가는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Full Stack AI Memory Provider)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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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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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하반기엔 HBM4 양산 본격화
HBM이 단기 트렌드가 아닌 장기적 구조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HBM3E의 제품 성능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을 지난해 대비 약 2배로 성장시켜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샘플을 공급한 HBM4 역시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처리속도는 약 1.5배, 소비전력 효율은 20% 이상 개선된 차세대 메모리다. 특히 인터포저 기반 패키징이 적용되며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파트너사인 TSMC와의 공동 최적화 작업을 이미 진행 중이며, 차세대 AI GPU에 적용될 인터페이스 규격 호환성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HBM4 개발이 양산 단계로 전환되고 DDR5, LPDDR5T 등 차세대 제품군 출하가 확대되며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세는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로 인한 연간 영업이익이 3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반도체 시장이 HBM4 경쟁으로 급속히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 고도화에 따라 메모리 대역폭이 핵심 병목 요소가 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HBM3E 독주에 이어 HBM4까지 선점할 경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하반기 예상되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따른 수요 저하 우려에 대해선 수요 가시성을 확보한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SK하이닉스가 운영 중인 중국 팹의 경우 장기 고객 지원이 필요한 일반 레거시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의 규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각국 정부와도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생산능력 확대는 물론 고부가 제품 중심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 수요에 선제 대응하며 글로벌 톱티어 입지를 확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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