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한국토지신탁이 다수의 신탁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흑자를 내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사업을 다각화했기에 요즘 같은 시기에도 알짜배기 사업을 수주하는 등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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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신탁 사옥인 서울 역삼 코레이트 타워./사진=한국토지신탁 |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부동산신탁사 14곳 가운데 5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14개 회사의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1195억 원, 순손실은 1343억 원에 달했다. 신탁사들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부채비율은 평균 102.6%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 68.2%보다 34.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92.8%였다. 이는 책임준공형(책준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에 몰두했던 게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책준형 토지신탁사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에서 시공사가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신탁사가 금융 비용 등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 부동산 업황이 좋았을 때는 짓기만 하면 분양이 됐기 때문에 신탁사들은 책준형 사업을 통해 많은 이익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업황이 악화되고 공사비 급증해 공기가 연장되는 사례가 늘면서 책준형 사업은 신탁사들의 골칫거리가 됐다.
신탁사들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토지신탁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2분기 영업수익은 399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으로 안정적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연결기준) 85.1%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91.1%보다 낮아졌다.
이는 한국토지신탁 사업장 중 책준형은 고작 1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많은 신탁사가 책준형 사업에 집중할 때 한국토지신탁은 도시정비사업, 차입형 토지신탁, 리츠 등 사업을 다양하게 펼쳤다. 실제로 2분기 현재 수주잔고(5655억 원)를 사업유형별로 나누면 도시정비사업 40.2%(2276억 원), 차입형토지신탁 34.6%(1961억 원), 리츠 357억 원(6.3%)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업황과 관계없이 꾸준하게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현재 이렇다 할 걸림돌이 없는 한국토지신탁은 다른 신탁사들이 고전하는 사이 알짜배기 사업을 속속 진행하고 있다. 최근 1000억 원대 규모에 달하는 상암 IT타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토지신탁은 해당 건물을 리츠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일산 분당 부천 등 1기 신도시에서는 잇달아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한양증권과 손을 잡고 부동산 투자 모색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토지신탁은 올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대형 현장 준공과 리츠 등 일회성 수익 가능성이 더해져 수수료 수익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충당금 이슈는 2023년에 정점을 찍고 완화되고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2023년과 지난해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덕분에 상암 IT타워 같은 우량 물건이나 사업이 들어왔을 때 결단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안정적인 재무건정성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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