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후폭풍 금융권 사정바람 몰고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금융권은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 한 해를 보냈다. 일례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가속화하면서 수수료나 예대마진 등 시중은행의 기존 영업방식을 통한 수익구조에 변화를 견인했다. 올 한해 금융권에서 일어난 이슈를 상중하로 나눠 살펴본다.<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가 드러나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시작된 채용비리는 민간은행에까지 확산됐다. 최악의 청년실업난 속에 이뤄진 채용비리는 국민적 분노와 허탈감을 키웠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채용비리로 얼룩진 금융권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금융감독원발(發) 채용비리는 국민적 분노를 야기했다. 최악의 청년실업난 속에 채용특혜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무엇보다 취업준비생들의 허탈감과 분노를 십분 키웠다.

금감원에서 시작된 채용비리는 우리은행 등 민간금융회사에까지 번졌다. 금감원은 2016년도 채용과정에서 선발 인원과 평가 방식을 자의적으로 조정해 16명의 당락을 바꿨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입 행원 공채 당시 금감원 간부 및 국가정보원 직원의 부탁을 받고 특혜채용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최고경영자(CEO) 인사교체로 이어졌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달 초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들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히며 사임했다.

◇채용비리 후폭풍 금융권 사정바람

금융권 채용비리의 후폭풍은 금융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적 사정바람을 몰고 왔다. 검찰의 사정칼날이 은행권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금융권에 뿌리내린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겠다는 명분이었다.

사법 당국은 이 같은 명분 아래 금융지주회사와 시중은행에서 불거진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CEO 연임 설문조사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금융지주 등이 대거 압수수색 됐다. 지방은행에선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았으며, 성세환 전 BNK금융그룹 회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금융권을 향한 사정바람이 몰아치면서 ‘관치금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불거졌다. 금융권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검찰수사 이면엔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지 못하는 전임 인사를 솎아내겠다는 속내가 자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