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조기대선과 8·2대책 이후 쏟아진 고강도 규제에 올해 주택시장은 열탕과 냉탕을 오갔다.
지난해에 비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감소하고 지역별로 청약성적과 집값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3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아파트 총 26만4907가구가 분양했다. 이는 지난해(37만1216가구)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이 중 6만7511가구(25%)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 분양시장은 지난 5월 치러진 조기대선과 잇달아 시행된 고강도 부동산대책에 고전했다. 전매제한 확대와 투기과열지구 지정, 청약조정대상지역의 자격 요건 강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이 가장 큰 리스크였다. 덕분에 건설사들도 당초 예정했던 공급 물량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집값 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화됐다. 올해 전국 아파트 가격은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난 지방부터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하반기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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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교통 및 교육여건이 우수한강남권과 강북권을 중심으로 0.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 오른 것을 감안하면 서울이 전국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0.05% 떨어졌다. 신규 분양과 입주에 따르면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며 부산과 경남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
김은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대출 규제,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시장 전반에 수요가 위축되고 거래가 감소했지만 서울만큼은 공급부족으로 집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소비심리가 꺾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에서도 세부 지역별로 양극화가 뚜렸했다. 올해 전국의 아파트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6곳은 부산광역시에서 선보인 단지들이었고, 2곳은 대구광역시에서 분양한 단지였다.
특히 올해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부산 수영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 2단지'로 무려 455대 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현수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e편한세상오션테라스2단지는) 민간택지 아파트로 전매제한이 없다보니 투기수요까지 가세하며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렸다"며 "올해 청약경쟁률 상위에 오른 단지 대부분이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부산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올해와 사뭇 다를 전망이다. 부산 전지역이 집중모니터링 지역으로 지정된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투자자들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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