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폐쇄 결정된 군산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살려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기차가 차지하는 완성차 시장의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로 철수된 군산공장을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살리는 것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군산공장의 입지적으로는 국내 IT기술과 배터리기술을 빠르게 공급받고 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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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EV /사진=미디어펜 |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7일 있었던 임금 및 단체협약 4차 본교섭을 재개한 자리에서 군산공장을 미래형 전기차 볼트EV 등 의 생산기지로 부활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에 즉답을 피했고 이날 본교섭 역시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마무리 됐다.
노조가 군산공장에서 생산을 요구한 쉐보레 볼트EV는 한국지엠이 개발을 주도해 탄생시킨 전기차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는 LG화학의 제품이 들어간다.
이 차량은 한번 충전으로 최대 300km이상 주행 할 수 있는 차량으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하며 올해 초 국내에서만 사전계약 5000대 물량의 3시간 만에 완판 되는 인기를 보이고 있는 차량이다.
더욱이 볼트 EV를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현재 최고수준의 국내 전기차 관련 기술을 쉽게 조달해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T강국인 국내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추가로 개선된 신모델 출시로 전기차 분야 경쟁력 확보도 내다 볼 수 있다.
이에 한국지엠 노조는 이 같은 요구를 임단협에서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전기차가 전체 완성차 시장의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효율성 문제로 폐쇄된 군산공장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전기차가 답이 될 수 는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판매된 국내 완성차의 전기차는 총 1만3251대로 전체 국내 완성차의 판매량(10만7232대)의 약 12% 가량이다. 이마저도 현재의 판매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정부지원금이 확보돼야 한다.
즉 정부의 지원금이 줄면 그해의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고 군산공장은 다시 수익성 악화로 폐쇄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 역시 수익성 개선에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지적받고 있다. GM입장에서 높은 임금이 문제로 지목된 생산기지에서 마진율이 높지 않은 전기차를 비싸게 생산해 수출해도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볼트 EV의 차급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차급은 그면 클수록 마진율이 올라가는 완성차 특성상 볼트 EV는 큰 마진이 남는 차량이 아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차량 가격의 대부분이 배터리 비용으로 지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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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EV /사진=한국지엠 |
이 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GM입장에서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재투자를 고려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GM입장에서 볼트EV가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를 대비한 차량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도 한국지엠 군산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 구축이라는 노조의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강화되는 환경규제 중의 하나인 이 제도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일정비율을 친환경차량으로 채워야 벌금을 면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중국에서 시행중이며 단계적으로 비율을 높여가고 있고 국내에도 도입이 고려되고 있다.
이런 성격의 차량인 볼트EV의 물량을 한국지엠을 살리기 위해 GM이 생산설비 구축 등의 비용을 지불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즉 미래차라는 점에서 발전가능성은 충분하지만 GM 입장에서 당장의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안되는 전기차 생산기지 군산공장에 구축하는 불필요한 투자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해도 GM 입장에서 군산공장을 되살릴지는 의문인 상황에서 미래차인 전기차 생산라인을 구축 한다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없어보인다”며 “먼 미래를 보고 움직여야 하는 만큼 이번 고비를 넘기고 난 뒤의 방안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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