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2016년 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무너진 유럽 노선 복구에 나선 현대상선이 내달 개시하는 아시아~북유럽 독자 서비스(이하 AEX 서비스·Asia Europe Express)는 '저렴한 용선료'가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해당 노선에 현대상선이 1만5000TEU급 대형선박이 아닌 작은 파나막스 급 선박(약 5000TEU급)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지불 등 부대비용 지출이 적은 만큼 자체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
|
|
▲ 올 3월 기준 아시아~북유럽 주간 컨테이너 서비스 자료 /자료=드류리 보고서 |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오는 4월부터 부산에서 시작할 AEX 서비스 최대 강점은 정시성·경제성으로 꼽힌다. 이번에 투입되는 선박은 파나막스급 총 10척으로 4600TEU급 규모로, 기항지는 부산-상해-닝보-카오슝-선전-싱가포르-콜롬보-로테르담-함부르크-사우햄프턴-싱가포르-홍콩-부산 순이다.
현대상선은 해당 서비스에 대한 정시성과 경제성을 핵심 가치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다른 선사들의 중국 상해에서 로테르담까지의 주행시간은 최대 40일이 걸리는 반면 우리는 28일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통 선사들은 장거리 노선인 태평양 항로와 아시아-유럽간 항로를 잇는 동-서 횡단항로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로 투입하지만 현대상선은 1/3 규모의 파나막스선을 투입했다.
당초 이 때문에 국내 선사들은 현대상선의 아시아~북유럽 서비스에 대해 파나막스급 선박 투입 계획에 대해 "독자서비스로서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작은 선박을 투입해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며 노선을 운영할 수록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사들의 정시성이 크게 낮아진 현 시점에서 빠른 속도로 정시성을 충족할 수 있고, 운영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기관들도 현대상선의 AEX 서비스가 저렴한 선박 용선료를 앞세운 유니크 셀링 포인트(USP)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
|
▲ 아시아~북유럽 노선 투입 선박의 슬롯당 비용/자료= 드류리 보고서 |
영국해운조사기관 드류리(Drewry)가 지난 25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AEX서비스는) 스피드와 정시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됨으로서 아주 좋은 유니크 셀링 포인트 (USP)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렴한 용선료가 현대상선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bargain-bucket 용선료로 인해 1만 TEU 급 선박의 단가는 720달러인 반면, 6000 TEU 급 선박의 단가는 이보다 낮은 680달러로 분석된다"며 "이는 1만4000 TEU급 선박 단가(약 650달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라고 밝혔다. 비교적 저렴한 용선료는 작은 선박에게 꽤나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6000 TEU 급 선박의 1일 용선료가 1만3000달러로, 기름값이 톤당 356달러라는 것은 ULVC가 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사선이라는 전제 하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 리스트도 "소형 선박들이 저렴한 용선료 등으로 인해 아시아~북유럽 노선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이는 주로 대형선박들로 채워져 있는 교역에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CMA-CGM 의 주간 서비스 SEANE 또한 파나막스급 선박을 아시아-유럽 구간에 투입한다. 드류리는 “용선료가 (지금처럼) 계속 낮은 편으로 유지 되며 벙커유 가격이 크게 치솟지 않는 이상, 이렇게 유니크한 서비스가 생겨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아시아~북유럽 구간에 대세인 대형선박이 아닌 작은 파나막스 급 선박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을 때 업계가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저렴한 용선료가 현대상선의 신규 파나막스 사이즈 AEX서비스에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