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출범 1년을 맞은 문재인 정부는 5세대(5G)이동통신망 조기 구축, 가계통신비 인하 등 정책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나 기업에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은 국가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인 선택약정할인 25% 상향 조정,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등은 전 세계적으로 2020년 5G(5세대) 상용화를 앞두고 국제 무대에서 경쟁하는 통신업계의 투자비용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9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감소했다. 이통사들은 실적 악화 원인을 선택약정할인 25% 가입자 증가로 지목했다.
요금할인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7% 감소한 3255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전년 대비 4.8% 감소한 3971억원, LG유플러스는 7.4% 줄어든 1877억원을 기록했다. 새 회계기준이 적용됐지만 통신사업의 수익과 직결되는 무선 수익과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등이 하락하면서 수익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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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11일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 심사를 통과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는 지난해 통신비 기본료 폐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기본료 폐지는 법적으로 강제할 근거가 없고 연간 7조원 가량에 달하는 통신사의 매출 감소 부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자 철회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안으로 지난해 9월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월 5만원대 요금제 사용자를 기준으로 통신요금은 매월 2500원 줄었다. 선택약정 25%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소득 고령층에 대한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기초연금수급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매월 1만1000원의 통신요금 감면혜택이 제공된다.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과 재산이 적은 70%이다.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11일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 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법제처를 거쳐 올 하반기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보편요금제는 매월 2만원 금액으로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도입하도록 한다. SK텔레콤에 적용할 경우 KT, LGU+도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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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성원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이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ATDC 2018'에서 5G와 관련한 핵심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SK텔레콤 제공 |
이통사와 알뜰폰 업계는 통신비 인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보편요금제 도입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자율경쟁을 후퇴시키고, 통신사의 영업권 등 기본권을 제한해 헌법 위배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저가 요금제를 내놓고 있는 알뜰폰 업계는 이미 보편요금제 수준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알뜰폰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5% 요금할인 시행 후
알뜰폰 가입자 이탈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통 3사로 이탈한 알뜰폰 가입자수는 366명이었지만 10월에는 1648명으로 5배 가량 늘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확인했듯 통신비 인하로 인한 타격이 만만치 않다"며 "5G는 향후 인프라 구축, 주파수 경매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데 통신사의 주 사업인 통신비에 대한 타격으로 투자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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