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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영 산업부 기자. |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한진그룹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LCC 순위 1위인 제주항공보다 매출은 낮았지만 영업이익으론 소폭 앞선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청문회를 통해 면허취소 절차를 검토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성적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정작 호실적을 낸 진에어는 웃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가 항공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노선 취항과 항공기 도입, 채용을 사실상 2개월 연속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지난주 경영실적발표회에서 당장 3분기로 예정된 3대의 항공기(B737-800 2대·B777-200ER 1대) 도입을 철회했다. 국토부는 진에어의 사업면허 취소 검토에 돌입한 시점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신규 취항을 사실상 승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운항과 관련없이 매월 리스료를 부담해야 하는 진에어로서는 항공기를 빌려놓고도 놀릴 수 없어 비용 부담만 늘어날 처지다. 만약 면허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질 경우 진에어의 보유기는 26대에 머무르게 된다. 2020년까지 항공기 보유대수를 38대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항공사에게 기재경쟁력은 중요하다. 진에어는 다른 항공사가 보유하지 못한 중장거리용 보잉777-200 항공기 4대를 가지고 있어 유럽, 괌,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다.
대다수의 LCC가 보유한 737-800 기종이 가까운 일본부터 최대 홍콩 노선까지를 운항하는 한편 진에어의 777 기종의 항속거리는 2배 더 길어 경쟁사들이 없는 시장에서 매출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다. 진에어는 올 1분기 여객 수입 47%를 동남아 지역에서 거뒀는데, LCC 유일하게 운항하는 장거리(조호르바루) 노선에 투입되는 777기종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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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에어의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
다만 하반기에도 이 같은 사업 확장이 가능할 지는 물음표가 달린다. 정부 안팎에선 이르면 다음주 진행될 3차 청문회에서 국토부의 진에어에 대한 처분 윤곽이 어느정도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부사장이 2010~2016년 등기이사로 등재된 사실을 문제 삼아 면허취소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면허취소 검토에 대해 '법위반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면허취소의 근거가 되는 항공사업법 9조1호와 6호 외국인 선임에 대한 상충된 조항과 1991년 법 개정 과정에서의 오류 등을 고려했을 때 현행법이 원칙과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토부는 이제 막 LCC 1위로 올라서려는 진에어의 앞길을 막고 싶은걸까. 진에어는 당장 성수기부터 취항하려던 베트남 다낭, 일본 후쿠오카 등 비정기 노선 운항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정된 비행기와 인력 등으로 초래되는 운영상의 차질은 소비자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진에어의 면허취소에 대한 법률해석이 모순되는 현 상황에서 이미 면허 취소를 기정사실화하듯, 기재도입과 채용을 불허하는 것은 항공사의 날개를 꺾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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