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재계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투자부진’과 ‘성장률 둔화’가 겹치면서 부진의 터널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신성장 동력의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개혁 등 기업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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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서 두터운 옷차림의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8일 한국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분기별 한국의 총고정자본형성(투자)은 전기 대비 4차례 감소했다. 올해 3분기에 역시 2.3%가 줄었다.
한국시장에 대한 해외 자본의 매력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외국인직접투자금액(2018년 기준)도 상위 20개국 중 19위를 차지해 주요 선진 경제권 및 신흥국에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에서는 △기업소득 감소 △수출환경 악화 △구조조정 지연 등을 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부진과 생산성 저하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기업들도 한국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소비자 및 인적 자원 등의 강점이 있지만, 아태지역 국가에 비해 규제 장벽 등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경연이 지난달 개최한 좌담회에 참석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규제를 우려했다. 그는 ”갈라파고스 규제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 맞추기 불가능하며 한국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해석하게 돼 투자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기업 성장률이 미국, 일본보다 둔화되고 있고, 헬스케어(HS),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CS) 등 신상업 분야에서도 규모 차이가 매우 크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경연의 ‘한·미·일의 최근 기업성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S&P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18년 OECD 국가들의 금융 부문을 제외한 상장기업의 총 자산(달러 환산 기준)증가율을 계산한 결과, 한국은 1.72%로 미국(5.92%), 일본(10.76%)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기업성장률과 경제성장률 간에는 뚜렷한 정(+)의 관계가 있다며 지금까지의 경제성장률을 볼 때 올해 기업성장률은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헬스케어,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부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이들 산업에서의 기업규모는 아직 미국, 일본에 못 미치는 상황으로 평가됐다. 이 산업들의 세부 부문에서의 각 국의 1등 기업 규모(2018년 자산 기준)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 부문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과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헬스케어 부문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성장세가 빠르지만, 일본 1위 헬스케어 기업의 규모가 한국 1위 헬스케어 기업의 9.4배에 이른다. 미국과 비교하면 전 부문에서 1위 기업 간 규모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우 미국 1위 기업과 한국 기업의 규모차이는 445.5배인 것으로 나타낫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상당수 산업에서 한국과 미국·일본 간의 기업 규모 격차는 전체 경제규모를 상회한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헬스케어,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산업에서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관련 규제, 원격의료 등 신성장 분야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해묵은 규제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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