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 고성능 N브랜드의 성공적 시장 안착을 달성한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계약 2년을 연장하면서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연기관의 고성능 브랜드의 성공을 이끈 주역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인 만큼 전기차 분야에서도 그의 전략과 노하우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앞서 그는 N브랜드를 통해 현대차 이미지를 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
|
|
▲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 /사진=미디어펜 |
비어만 사장이 참여하는 현대차는 새로운 지향점을 갖는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가 마음을 돌리며 현대·기아차에 잔류하게 된 배경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적극적인 만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어만 사장은 지난달 현대차와 재계약에 합의하고 오는 2021년까지 연구개발본부장 직무를 이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에서는 비어만 사장의 연임을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임기 종료를 앞두고 본인 스스로 유럽 복귀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쳐왔다"고 말했다.
1957년생인 비어만 사장은 1983년 독일 BMW에 합류해 고성능 M브랜드 개발을 이끈 주인공이다.
3시리즈 고성능의 정점인 M3(E30) 개발을 주도한 것은 물론 M브랜드 전체의 연구개발을 책임지며 BMW가 추구하는 고성능 차량의 방향성을 확립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30여 년간 BMW 생활을 마치고 현대차에 합류한 것은 2014년 12월이다. 고성능차 기술개발 노하우가 경지에 다다른 그는 현대차에서도 고성능사업부를 담당하며 'N 브랜드' 출시를 주도했다.
앞서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왔지만 확실한 지향점을 찾지못하던 현대차의 N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 비어만 사장의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N 브랜드는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 호평을 받으며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재고에 큰 힘을 보탰다.
기존 많이 판매되는 패밀리카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를 펀(Fun)드라이빙이 가능한 브랜드로 탈바꿈 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 N브랜드다.
또 지난해부터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우수한 성적을 잇따라 기록하는 등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비어만 사장이 이끄는 고성능사업부의 역할이 컸다.
당초 비어만 사장은 '3년 계약 2년 자동연장' 조건으로 현대차에 합류했다. 최초 3년(2015~2017년) 임기를 마친 2018년 1월 그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자동으로 연장된 2년(2018~2019년) 임기를 사장으로 승진해 시작한 것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현대차를 넘어 현대·기아차를 총괄하는 연구개발본부장으로 폭 넓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만큼 그룹 내에서 그의 존재감은 컸다. 더욱이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BMW 제직당시 함께 일해온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의 콤비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
|
|
▲ 현대차의 첫 번째 일렉트릭 레이싱카 벨로스터 N ETCR은 i20 쿠페 WRC, i30 N TCR, 벨로스터 N TCR 레이싱카 등을 선보인 바 있는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에서 2020년 개최가 예상되는 전기차 투어링카 대회 ETCR 규정에 맞춰 개발됐다. /사진=현대자동차 |
전직장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춰 왔던 이들은 현대차그룹 전체의 제품라인업에 변화를 보여줬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 안팎에서는 그가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현대차를 떠날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만류하면서 비어만 사장이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비어만 사장의 향후 행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천명한 현대차그룹의 미래비전완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하여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친환경 전용모델부터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저변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행보에 보템이 될 고성능 전기차와 고급 전기차 분야가 아직 선보이지 않고 있다.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와 함께 리막과 같은 전기차 하이퍼카를 만드는 곳과의 제휴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진화가 기대되는 대목이고 이런 노력에 앞서 고성능 분야의 실적을 보여줬던 비어만 사장의 저력이 함께 한다면 현대차의 새로운 지표가 열릴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성능 N 브랜드는 물론 비어만 사장이 주도한 제품전략이 시장 전반에 걸쳐 좋은 성과를 얻어낸 만큼 향후에도 연구개발분야의 역량은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며 "비어만 사장이 현대·기아차의 제품전략 전반은 물론 제네시스 라인업 완성, 기아차의 스포티 브랜드화 등을 전략적으로 주도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