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우한폐렴) 집단감염 사태가 가라앉질 않으면서 사실상 만성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시작한 '이태원 클럽발' 2차 팬데믹(Pandemic·대유행)에 신규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수천명을 토대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5일 오후 12시를 기준으로 클럽 관련 확진자는 총 153명으로 늘었고 직접 방문자 90명 및 이들의 지인 등 2~3차감염자 63명이다.
2차감염자로 인한 3차감염은 서울과 인천 사례밖에 없으나, 전날까지 확인된 무증상 확진자가 35%(47명)에 달해 3~4차 감염 촉발 가능성이 여전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2500여명 가량은 계속해서 '연락 두절' 상태다.
|
|
|
▲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 실내 종교행사와 체육활동 등 모임이 늘면서 코로나 감염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사진=연합뉴스 |
수도권 한 병원에서 코로나 진료에 힘쓰고 있는 (익명을 요구한) 의사는 15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신천지를 시작으로 구로콜센터와 이번 이태원 클럽 등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지난 1차 팬데믹 당시처럼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으러 오지 않아보인다"며 "이제 사람들이 예전만큼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이태원 사태를 계기로 검사비용이 비싸 진단검사 자체를 포기하는 환자가 없어져서 다행"이라며 "유증상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비용이 무료로 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고 하지만 그 이전부터 국민들의 경계심은 이미 흐트러진 상태"라며 "이러다가 이태원발 감염이 터졌고 이젠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만연화되어 다른 질병들처럼 우리 곁에 익숙해질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곳 중 하나인 경북 지역의 한 공보의 또한 이날 본지의 취재에 "중요한건 이태원 클럽에서 걸렸냐 아니냐, 밀접접촉을 다수 즐길 정도로 성소수자 취향이냐 아니냐라는 점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의료진과 병원,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감당 가능할 정도로 환자들이 폭증하지 않고 확진자 모두가 적절하게 최선을 다한 치료를 받으면서도 의료자원이 고갈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이번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검사비용 제한'이라는 족쇄가 풀렸으니 상황은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 상황에서 우리 각자가, 국민 개인 모두가 각별하게 조심하고 개인 위생에 더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야 만성화를 막을 수 있다. 밀집된 공간 출입을 자제하고 항상 마스크를 쓰며 손을 자주 잘 닦아야 한다. 감기기운 없도록 평소 과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15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4차감염 발생 사례는 없다"며 "4차 전파 차단이 최대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태원 집단감염 이후 자가격리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들어가 방심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 실내 종교행사와 체육활동 등 모임이 늘면서 코로나 감염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연락두절된 이태원 방문자 2500여명을 비롯해 (유무 증상 가릴 것 없이) 스스로 바이러스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은 적극 선별검사에 임하고 역학조사가 있을 경우 협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