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건보료 인상률 결정…'노사 모두 동결입장' 정부 2.5~3.0% 사이 정할듯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선택진료 폐지·상급병실·MRI·초음파·CT 등 의료적 비급여를 단계적으로 급여화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케어(문케어) 정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료(건보료)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재원 확보가 벽에 부딪히면서다.

건보료는 지난해 3.49%, 올해 3.20% 인상됐다. 하지만 2017년 문케어가 시작한 이후 3년만에 내년도 인상률은 2% 중후반대로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년간 건보료 수입 증가분 이상으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 당기수지 적자를 낼 때도 있었으나, 적립금을 활용해 인상 폭을 정하고 있다.

당초 문케어의 정량적 목표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63%에서 70%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니 5년간 건보료 평균 인상률을 3.2%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정확한 인상폭은 오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정한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은 1000분의 80(8%) 범위 안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9일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임기 내 30조6000억 원을 투입해 모든 질병에 건강보험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가입자 대표들 모두 동결 입장인 가운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3% 인상안을 포기해 실제 인상폭은 2.5~3.0% 사이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보료 인상에 반대하는 경영계와 노동계 양측을 함께 설득하려면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 지원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입자 대표들을 중심으로 건보료 인상에 부정적인 이유는, 국고 지원율이 오히려 후퇴하는 등 정부가 재정 지원을 확대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손쉽게 보험료율만 올려 수입을 늘리려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법 및 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건보료 예상수입액의 20%에 달하는 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야 하지만, 이는 정부가 지원하기 시작한 지난 2007년부터 한 번도 지켜진 적 없다.

이명박정부는 5년간(2008~2012년) 연평균 16.42%를 국고 지원했고, 박근혜정부는 15.35%(2013~2016년), 문재인정부는 13.4%(2017~2019년)로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더 떨어졌다.

이에 따라 보복부는 앞서 올해 14%에 해당하는 9조원을 확보하고, 내년도 지원액을 15%까지 늘려달라고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이와 관련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따른 국민과 기업들의 경제 피해를 고려해 내년도 건보료 인상을 3% 이상 요구하기 힘들어졌다"며 "일부 진료항목 건강보험 적용은 유예하거나 연기가 불가피하다. 보장성 확대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케어 계획에 따라 내년도 신규 보장성 확대에 8000억원, 수가 인상분 9000억원 등 건강보험 지출은 늘어날 요인이 많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가 내년도 건보료 인상률을 정확히 몇%로 잡을지, 정부의 국고 지원은 얼마가 될지, 이에 따라 당기수지 적자 폭이 얼마나 커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