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연기' 누적…중환자실·응급실 운영에도 한계 임박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보건의료정책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전국 각 지역 대학병원 전임의들과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가세하면서 긴급환자 등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에게 이번 주 후반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환자 각자에게는 시간과의 싸움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부터 전공의 집단휴진(파업)이 이어지졌고, 당장 오는 7일부터 대한의사협회(의협)의 3차 총파업이 예고된 상황이다.

수술 연기 건수가 누적되면서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전국 전공의와 전임의 휴진율은 각각 78%, 30%로 집계됐다.

   
▲ 신촌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외래 병동 입구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환자실 및 응급실을 운영해도 대학병원이 멈춘지 열흘이 지났다. 초응급환자를 제외하면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골절환자 등은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다.

시간을 끌려는 정부는 8일부터 응시자 수와 관계없이 의사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을 치르기로 했지만, 내년 의대 졸업생의 90%가 이미 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취소하기도 했다.

관건은 이번 갈등의 실마리가 언제쯤 풀리느냐다.

'정책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정부와 업무복귀 조건으로 정책 철회를 고수하는 의료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이번주 내에 파국을 막을 실질적인 대화가 열릴지 미지수다.

의사들 입장은 강경하다. "전공의들에게 부당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각지에서 내며 집단휴진에 힘을 더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성모병원, 전북대병원, 충북대병원, 중앙대병원, 동산병원 등 교수급 의료진도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환자단체들은 거듭 성명을 내고 전공의들의 진료현장 복귀를 호소하고, 정부에게는 의료계와의 '강 대 강 충돌'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대화의 실마리는 정부가 아닌, 국회에서 풀릴 가능성이 높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을 방문해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면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 또한 최대집 의협 회장을 만나 "완전하게 제로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2일 브리핑에서 "국회와 의사단체들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원만한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충분히 합의되는 부분들을 존중할 생각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회는 의료계와 함께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전날 대전협이 참여의사를 밝힌 공개토론회 또한 준비하고 있다.

이번 주 내에 대화의 창이 열려서 의·정 갈등이 해소될지, 위중한 환자들에게 피해가 없지 않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