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와의 소통 확대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정의선 회장이 보여왔던 소통 전략을 통해 고객과 임직원들에게 한 발 더 가까워진 친숙한 모습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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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있었던 현대차 제53기 주주총회에서 하언태 사장은 올해를 사업 턴어라운드(전환)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수익성 확보, 미래 성장 사업 경쟁력 확보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언태 사장은 "신형 투싼과 팰리세이드, 크레타 등을 바탕으로 세계 SUV 판매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중국 시장의 위상 회복을 위해 판매의 질을 향상하겠다"며 "세계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아이오닉5'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도 제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안건 상정에 앞서 이보성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이 주주들에게 자동차 시장의 미래 트렌드와 현대차의 대응에 관해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는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됐다. 주주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직접 제공하고,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주총을 온라인 생중계했음에도 주총장에는 100명 넘는 주주들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주들 간의 거리를 1m 이상 띄워 지정 배치했다. 일부 주주는 주총장 자리가 부족해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화상으로 주총에 참석했다.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됨에 따라 현대차와 주요 계열사는 이번 주총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이사회 내부의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 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위원회에 ESG 관련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했다. 또한, 현대차는 안전 및 보건 계획과 관련한 조항도 정관에 추가했다. 앞으로 대표이사는 매년 회사의 안전,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이사회에 보고한 뒤 승인받아야 한다.
여성 이사도 처음으로 선임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특정 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는데, 이에 앞서 유능한 여성 이사를 확보하고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현대차는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이 교수는 2019년 미국 항법학회 이사로 선출된 국내에서 손꼽히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다. 현대차는 이 교수가 미래 주요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 방향성과 기술 동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조언과 의견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 윤윤진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 부교수를 각각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뒷받침할 준비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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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모비스는 항공 모빌리티와 로봇 부품 제조·판매업을, 현대글로비스는 로봇의 제조·수출입·유통·임대·유지보수와 관련 서비스업을 각각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회사의 미래 사업이 자동차 50%, PAV(개인 비행체) 30%, 로보틱스 20%가 되고, 그룹은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한층 더 강화된 소통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PI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많은 소통채널을 통해 고객부터 임직원들까지 다방면으로 호흡을 맞춰온 정의선 회장의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주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친숙한 이미지 아착을 위해 소통채널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거리감을 느꼈던 고객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 더 가까워 지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해외 비지니스를 강화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정의선 회장의 글로벌 이미지는 현대차의 해외 비즈니스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단 이유에서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빠른 성장을 위해 고객과 직원들의 스킨십보다 성과위주의 경영방침에 치우친 모습을 보여 왔다. 이를 통해 '현대속도'라는 특유의 고성장으로 글로벌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자동차 후발주자임에도 현재는 미래모빌리티로의 패러다임전환기 접어들며 타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소통을 늘리고 한층 더 친숙한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고객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H-옴부즈맨과 같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꾸준히 노력해왔다. 또 최근에는 직원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타운홀 미팅 등의 프로그램으로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왔다.
이와 더불어 한발 더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현대차그룹으로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는 정의선 회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와의 소통 확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항해가 시작됐다"며 "정의선 회장의 소통 강화전략은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다지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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