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핵심’ 윤호중, 개혁입법 의지 밝히며 대야 기조 유지 입장 밝혀
국민의힘, 대여 투쟁 의지..."야당 목소리 듣지 않아, 협치 구걸하겠냐"
상임위 재구성 두고 벌써 의견차...대선 1년 앞두고 협치는 어려울 듯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재보궐선거 이후 여야 모두 새 원내지도부 구성에 돌입했지만 협치는 한걸음 더 멀어진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문 핵심’인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가 완승하면서 당내 친문의 흔들림 없는 대오를 재확인했다. 여기에 윤 원내대표가 ‘개혁입법’ 의지를 밝히며 별다른 대야 기조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여야 간 협상은 앞으로도 가시밭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암시하듯 지난 18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김기현, 김태흠 의원도 ‘제갈량의 지략’, ‘투쟁력과 결기’를 각각 내세웠지만, 과반 이상을 차지한 거대 여당을 상대로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특히 윤 원내대표의 선출로 인해 공석이 된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원 구성 재협상을 두고 여야는 일찌감치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1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정하는 법사위는 상임위의 최종 관문이자 게이트키퍼이며, 법사위원장은 통상 야당이 맡는게 관례였다. 민주당은 이를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하던 전반기 원 구성 협상 당시 과반 의석을 무기 삼아 아예 18개 상임위원장직을 여당 단독으로 선출해버렸다.

원내사령탑이 바뀌고 재보궐선거의 민심을 등어 업는 야당은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원구성 협상을 새로 할 것을 요구했다. 김기현 의원은 “정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당연한 우리의 권리”라고 주장했고,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을 인정하고 재협상하자고 하면 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원내대표의 입장은 강경하다. 법사위는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를 일체 야당에 넘겨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지난 16일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후 소감에서 "(법사위원장에) 당내 적임자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또 “2년차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 권한이 없다. 더는 그 문제로 여야 관계가 파행될 이유는 없다”고 재협상 여지에 선을 그었다.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여당 의원 주도로 입법청문회를 열어서, 전문가들뿐 아니라 이해관계자 등 국민을 국회의사당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며 "여당만으로라도 법안을 수정해서 국민에 이득이 되는 개혁법안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 지난 2020년 1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가운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려 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누가 선출되든 여야 원내대표가 협상 호흡을 맞추거나 협치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차기 대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여당은 돌아선 민심을 수습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성과를 만들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야당은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한층 끌어올리면서 재보궐선거의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이와 관련,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원내대표가) 당선되자마자 거의 악담, 가짜뉴스부터 해서 인신공격부터 해버리니까 국민의힘이 협치할 의지가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기현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소수 야당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으면서 말로 협치한다고 한다”면서 “첫마디가 ‘협치보다는 개혁’이라고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협치하자고 우리가 구걸을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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