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완화안 마련, 정비구역 지정 확대 가능성…편법 차단·임차인 보호 등 과제 만만찮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 활성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오세훈 시장은 빠르면 다음 주까지 규제 완화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구체적으로는 주거정비지수제부터 손질한 후 정비구역 지정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5년 주거정비지수제는 재개발 지역의 노후도 및 주민 동의율 등을 따져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받아야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갖춘 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일종의 '규제 장벽'이었다.

이로 인해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재개발 신규 구역 지정이 1건도 없었다.

주거정비지수제 개선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 서울시는 30년 이상 된 건물 동수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하고 연면적 60%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 기존 필수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18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제41주년 서울기념식'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16일 취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재개발과 관련해 "(지금껏) 지나치게 억제 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며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오 시장에 대해 "정비 시급성이 큰 재개발부터 규제를 대폭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일시 중단된 재개발 사업은 총 24건에 달한다. 영등포구 21건, 종로구 1건, 은평구 1건, 중랑구 1건이다. 각 해당 구역은 오 시장의 규제 완화로 향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또다른 카드는 인허가 완화 및 심의 정례화를 통한 재개발 절차 및 사업기간 단축이다. 이뿐 아니다. 서울시는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고도제한 폐지도 유력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 시장의 이러한 규제 완화 움직임은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환영 받을 수 있다.

우선 일명 '쪼개기'를 통해 개발이익을 올리는 편법을 어떻게 차단하냐가 관건이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및 용적률 상향의 경우, 국토교통부 몫이다. 재개발 활성화로 인해 임차인 거주가 불안정해질 경우 이에 대한 보호 등 시급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

오 시장이 조심스레 추진한 시 조직개편안은 주택 공급을 맡고 있는 주택건축본부를 주택정책실로 격상했는데, 이 또한 서울시의회가 통과시켜줘야 인적자원 측면에서 뒷받침할 수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가격불안 요소가 크다는 것도 예측하기 힘든 변수다.

재개발 규제를 우선 풀어 활성화에 나서고, 시장에 공급 신호를 주겠다는 오 시장의 포석이 당초 기대했던 대로 될지 주목된다.

재개발을 완전히 가로막아왔던 주거정비지수제를 전면 폐지할지, 조정 완화에 그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