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국회 토론회 열고 "압류불가능한 저금리 마이너스 통장 활용하게 하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2일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 시리즈' 중 보편적 기본금융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이재명 지사의 기본금융은 청년층에게 각 1000만원씩 저금리로 대출해 주는 것을 골자로 삼는다.

경기도는 이날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41명의 공동주최로 기본금융 토론회를 갖고, 이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재명계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 소속 의원 18명이 참석한 자리에 이 지사는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아 도청 집무실에서 능동감시 중이라는 이유로 불참했지만, 토론회 열기는 뜨거웠다.

   
▲ 지난 4월 28일 열린 '2021 기본소득 박람회' 개막식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환영사를 말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이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서면 환영사를 통해 "약탈적 금융체계를 교정해야 한다"며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고금리를 강요하는 것은 하후상박, 억강부약 공동체 원리에도 어긋난다"면서, 채무 상환 내역 등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금리를 달리 적용하는 것에 대해 '가난 프레임'이 작동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 지사는 "금융소외계층의 최후 보루는 대부업이 아닌 국가여야 한다"며 "경기도는 당장 생계와 미래준비를 위해 돈이 필요한 모두에게 최소한의 장기 저리 대출 기회를 부여해 금융 양극화를 막고 소비촉진으로 선순환의 경제 성장을 도모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정부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제도적 정비를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소득과 자산 성장에 비례해 금융서비스가 따라갔는지 의문"이라며 "포용 금융의 새로운 방법인 보편적 기본금융으로 정부가 저렴하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 복지제도 기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성공포럼 공동대표인 김병욱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기본대출법'(서민금융법·지역신용보증재단법 개정안) 내용에 대해 소개했는데, 법안은 19~34세 청년층에게 최대 1000만 원까지 빌려주고, 이를 3%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삼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기본대출법 시행 5년 차까지 전국적으로 총 400만 명에게 대출을 준다고 가정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총 재원은 40조 원 정도로 추산됐다.

김 의원은 "오늘 기본대출법 법안을 발의했다"며 "우선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나온 나원준 경북대 교수는 기본대출에 대해 "복지에 비해 경제적 비용을 절감한다"며 "시민 후생 증진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교수는 "또한 빈곤층 및 서민층의 신용 제약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도움될 것"이라 덧붙였다.

토론회 패널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이날 기본금융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맹 교수는 토론회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금액을 장기간 저리로 빌릴 기회를 공평히 주는 것은 경제 선순환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금융 기본권 보장 정책을 추진하고 국회는 이를 헌법 개정 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패널로 나선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금융 민주화 차원에서도 금융기본권이 실질을 갖추도록 법률에 반영해야 한다"며 "누구나 차별 없이 금융을 이용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헌법적 정의에 따라 배분하고 실천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금융혜택에서 배제된 저신용자는 교육, 역량개발, 투자, 창업, 소비에 쓸 돈이 없어 연리 20% 이상의 대부업체나 연리 400% 이상의 살인적 불법사금융에 내몰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도덕적 해이가 불가능한 소액을 소비나 투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소액장기저리대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국제사회가 권고하는 포용금융과 공정금융이고 기본대출"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기본금융이 청년대출에 주안점을 둔 것에 대해 글에서 "사회초년생으로서 또는 저신용자로서 금융혜택을 못 받는 이들에게 10년~20년간 통상적 저금리의 소액대출 기회를 준다면 이들은 일시적 어려움 때문에 영원히 재기하지 못하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며 "돈의 흐름을 도와서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구 선진국들에 도입하고 있는 기본계좌를 누구나 개설하여 필요한 때 1000만원 범위에서 압류불가능한 저금리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1000만원 범위에서 1%대의 재형저축을 허용하는 것이 기본금융 구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