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야권의 대권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지난 24일 1년 3개월만에 복당한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일인 오는 29일 ‘인뎁스 보고서’를 발표하겠다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른바 ‘모래시계 검사’ 출신인 홍 의원(사법연수원 14기)은 윤 전 총장(사법연수원 23기)의 검찰 선배이기도 하다. 또 윤 전 총장이 이제 막 정치에 발을 들인 반면 홍 의원은 지난 1996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해 25년 동안 당 대표와 대선주자를 거친 유력 정치인이다.
이를 감안한 듯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경험 부족’을 정조준했다. 그동안 “대통령 직무는 날치기 공부해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해왔던 홍 의원은 복당 기자회견에서도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는 1%도 안 된다. 나머지 99%는 검찰 수사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슈’ 싸움에서는 전면전을 선포했다. 홍 의원은 오는 29일 국민 8000여명을 면접한 ‘인뎁스(In-Depth) 보고서’를 발표한다. “벌써 열흘 전에 계획했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날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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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미디어펜 |
당내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일정이 같은 날 겹치는 것은 결국 여론의 주목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라면서 “모든 포커스가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되는 날 ‘한번 붙어보자’며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본인과 가족의 의혹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X파일을 두고는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홍 의원은 "X파일은 볼 일도 없고 거기에 대한 생각도 없다"면서 "(다만) 검찰총장은 법의 상징인데, 법의 상징이던 분이 정치권에 등판도 하기 전에 20가지에 달하는 의혹이 있다는 건 (정치에) 나오는 자체가 문제가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X파일이 '김대업 시즌2'가 아니냐는 시각에는 "이회창 전 총재의 두 아들 병역이 면제된 것은 팩트 아닌가"라며 "공작의 요소가 있든 없든 팩트가 맞는지, 그 팩트가 국민 감정에 부합하는지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치판이란 없는 것도 만들어서 덮어씌우는 곳"이라며 "있는 사실을 감출 수 있나. 본인이 직접 해명하고 돌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향한 전의를 불태우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자칫 상호 신경전이 과열돼 감정 대립으로 치달을 경우 야권 통합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 또 다른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홍 의원의 복당이 야권 통합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역시 우려대로 홍 의원은 복당과 동시에 윤 전 총장에 대한 쓴소리를 참지 않았다. 여전히 윤 전 총장의 입당은 국민의힘에 큰 플러스가 되지만, 홍 의원의 복당은 당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수"라고 날을 세웠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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